- 사용자 범위·교섭 구조 불확실성, 규제와 노사관계 모두에 부담
관세전쟁을 비롯 '자국 우선주의'가 팽배하면서 '기업이 국가경쟁력의 원천'이라는 글로벌 시장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노조법 2·3조 개정안(일명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친노조' 입법이 잇달아 강행 처리 되면서 '노조 리스크' 위기감이 기업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대내외 경제 위기 속에서 바람직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연중 기획으로 지속 조망해본다. [편집자 주]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노조법 23조 개정, 이른바 ‘노란봉투법’ 시행을 앞두고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노란봉투법 시행,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라는 주제의 토론회가 열렸다.
국회노동포럼이 주최한 이번 토론회에는 여야 의원과 고용노동부, 양대 노총, 경총, 학계 및 법조계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해 건설업계를 포함한 산업계 전반의 대응 과제를 집중 점검했다.
이번 개정법은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 조건에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자’를 사용자로 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황용연 경총 노동정책본부장은 “법률 용어 자체가 모호해 현장에서는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를 받은 원청이 스스로 사용자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기조차 어렵다”며 “이 불확실성이 장기적 법률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류제강 한국노총 정책본부장은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입법 취지를 훼손할 정도로 지나치게 좁게 해석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노동권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특수고용·하청 노동자에게 교섭권을 보장하는 방향이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법 개정으로 노동쟁의 대상은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의 결정’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경영계는 '구조조정이나 투자 결정까지 쟁의 대상으로 포함될 경우 경영권 침해가 불가피하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정희 민주노총 정책실장은 “불법 파업으로 몰렸던 정리해고 투쟁이 합법적 교섭·쟁의로 전환되는 효과가 있어야 한다”며 “원하청 공동교섭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맞섰다.
권창준 고용노동부 차관은 “개정법의 핵심은 권한과 책임의 일치”라며 “원하청이 단절에서 벗어나 수평적 대화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정부가 원하청 교섭 모델과 지침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영상 축사를 통해 “노조법 개정은 10년 넘게 이어진 노동자와 시민사회의 요구가 결실을 맺은 것”이라며 “법 시행이 현장에서 제대로 안착할 수 있도록 국회도 끝까지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노조법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산업군 중 하나다. 대규모 하도급 구조와 다단계 원청-하청 체계가 얽혀 있어, 교섭 구조 설정과 사용자성 판단이 곧바로 공정 지연이나 대규모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여는'의 권두섭 변호사는 “건설현장의 복잡한 하도급 체계에서는 교섭 단위 설정이 곧 현장 리스크 관리와 직결된다”며 “원청이 책임을 회피하는 구조를 방치할 경우 분쟁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선수 전 대법관(현 사법연수원 석좌교수)은 좌장 발언에서 “입법 취지가 훼손되지 않으려면 가이드라인은 교섭권 보장을 최소한으로 제약하는 수준에 그쳐야 한다”며 “5개월 남은 시행 준비 기간 동안 노사·정부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노란봉투법은 산업 현장의 게임의 법칙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제도”라며 “건설사 등 대규모 원하청 구조를 가진 업종은 단순한 법률 자문을 넘어서 노사관계 관리 전반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토론회에 참석한 건설업계 전문가는 “노란봉투법 시행을 앞둔 지금, 건설사들이 취해야 할 태도는 소극적 방어가 아니라 선제적 대응”이라며 “현장별 사용자성 판단 매뉴얼 구축, 공정 지연에 대비한 긴급 대응 체계 마련, 본사와 현장의 노사관리 인력을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문홍주 기자 re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