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라이선스·플랫폼 무기로 전방위 전략 구사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국내 빅테크 기업들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장 선점을 놓고 본격적인 패권 경쟁에 나섰다. 네이버와 두나무가 최근 연합에 나선 가운데 카카오 진영이 각각 차별화된 전략으로 디지털 화폐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면서, 핀테크 업계의 새로운 격전지가 형성되고 있다.
30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두나무가 네이버 자회사로 편입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은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한 합병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블록체인 기술력과 네이버의 방대한 사용자 기반이 결합할 경우, 발행·유통·결제 전 과정을 아우르는 통합 서비스 구축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네이버페이가 보유한 압도적인 결제 인프라는 경쟁력의 핵심으로 꼽힌다. 지난해 네이버페이 간편결제액은 43조 원으로, 카카오페이(25조 원)를 약 18조 원 앞질렀다. 전문가들은 이를 스테이블코인의 실제 사용처를 빠르게 확대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업비트의 독보적인 시장 지위도 힘을 싣는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량의 80% 이상을 점유한 업비트는 이미 고객확인(KYC)제도와 자산 보관, 보안 인프라를 갖춘 상태다. 두나무의 기술력과 네이버페이의 결제망이 결합할 경우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디지털 금융 생태계가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카카오 진영은 금융 계열사 간 유기적 협업을 통한 전방위적 접근 전략을 택했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는 스테이블코인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발행·유통·결제·수탁을 포괄하는 종합 모델을 검토 중이다. 카카오뱅크가 가진 은행업 라이선스는 규제 당국과의 협의 과정에서 강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예금보험공사 보호를 받는 은행 시스템과 결합할 경우 안정성과 신뢰성이 확보된다는 점에서 네이버-두나무 연합과 차별화된다.
카카오톡의 5000만명에 달하는 사용자 생태계 기반도 경쟁 무기다. 메신저 기반의 간편 송금 서비스가 이미 생활화된 만큼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P2P 결제로 자연스럽게 확장할 수 있다. 여기에 카카오페이의 QR코드 결제망까지 더해지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결제 서비스 구축이 가능하다.
다만 양측 모두 풀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 가장 큰 변수는 규제 불확실성이다. 아직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법제화가 진행되지 않아 구체적인 사업 확장에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정치권에서 지난 24일 디지털자산 TF를 공식 출범시키는 등 속도를 내고 있어 변화가 예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법적 제도가 마련되지 않은 시점이라 뚜렷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황"이라며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달러 기반의 테더(USDT), 서클(USDC)의 점유율이 90%를 웃도는 만큼 한국형 스테이블코인 모델이 자리 잡으려면 제도적 기반과 신뢰성 확보가 선결 과제"라고 말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