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조조정·조직개편·투자 논란, 금융업계 내부 균열 심화
- 노란봉투법 시행 앞둔 상황서 경영환경 복잡성 가중 전망
관세전쟁을 비롯 '자국 우선주의'가 팽배하면서 '기업이 국가경쟁력의 원천'이라는 글로벌 시장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노조법 2·3조 개정안(일명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친노조' 입법이 잇달아 강행 처리 되면서 '노조 리스크' 위기감이 기업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대내외 경제 위기 속에서 바람직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연중 기획으로 지속 조망해본다. [편집자 주]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대한민국 금융업계의 심장부인 여의도에서 노동 갈등이 동시다발적으로 분출하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의 총파업, 금융감독원 조직개편 저항 집회, 한국거래소 내부 갈등이 각각 다른 배경에서 터져 나오면서 금융권 전반에 긴장감이 확산하고 있다. 금융권 핵심 3개 기관이 동시에 내부 갈등을 겪으면서 여의도 금융가 전체에 불안정성이 고조되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24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 4.5일제와 임금 인상을 내세워 26일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4대 시중은행과 국책은행을 포함한 42개 지부가 참여하는 이번 파업은 김형선 위원장이 "23일 제6차 대대표 교섭에서 조용병 사용자협의회 회장이 주 4.5일제 논의를 원천 차단했다"며 교섭 결렬을 비판하면서 현실화했다.
김 위원장은 "대한민국 출생아 수는 10년간 절반 가까이 감소했고, 금융산업 노동자들의 자녀는 64%나 급감했다"며 저출산 위기 해결 차원에서 주 4.5일제 도입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노조는 지난 1일 전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투표율 97.1%, 찬성률 94.98%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강경한 노조 입장의 배경에는 금융업계 구조적 상황이 자리하고 있다. 노조 측은 "지난 5년간 765개 점포 폐쇄와 7000명 감축으로 효율화를 추진했지만 수익 확대에도 성과 배분에는 소극적이었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반면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주 4.5일제 전면 도입에 타협 불가 입장을 견지했고, 23일 교섭은 시작 1시간 만에 결렬됐다.
한편, 금감원 조직개편 저항도 동시에 격화되고 있다. 직원들은 지난 21일부터 연일 1000여 명 규모로 집결해 금융소비자보호원 분리와 공공기관 지정에 반발하고 있다. 윤태완 비대위원장은 "소비자 보호 강화 명분은 결국 감독 기능 분산으로 이어져 금융 시스템 효율성을 저해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정보섭 노조 위원장 직무대행은 "4000억원 이상 전산비용 소요와 정치적 통제 강화가 우려된다"며 조직개편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한국거래소 경영 위기와 내부 분열도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거래소는 넥스트레이드 등 대체거래소 급성장으로 시장 점유율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거래시간 12시간 연장 등 긴급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부산 금융자사고 설립을 둘러싼 노조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한국거래소지부는 조합원들이 금융자사고 설립을 정서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해 갈등 요소가 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소외계층을 위해 쓰여야 할 사회공헌 사업 자금이 이른바 귀족학교로 불리는 자사고 설립에 투입되는 것은 명분과 공익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업계에서는 자사고 설립·운영 비용이 1000억원은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처럼 금융권 주요 기관들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는 노사 갈등은 각기 다른 원인에서 비롯됐지만 여의도 금융가 전체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노조 측은 근로환경 개선과 합리적 처우를 위한 정당한 요구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업계에서는 주요 금융기관들이 동시에 내부 갈등을 겪으면서 대외 신뢰도와 운영 효율성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특히 내년 3월 노란봉투법 본격 시행을 앞둔 상황에서 금융권 경영 환경의 복잡성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권은 각 기관별 갈등 해결과 함께 변화하는 노사관계 환경에 대한 체계적 대응 방안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나아영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