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멕시코 정부가 최근 주요 수입 품목에 대해 일괄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한국 수출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중국과 더불어 멕시코를 생산·수출 거점으로 활용해온 국내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게 된 것이다.
멕시코 재무부는 지난달 말 자동차·철강·화학제품 등 주요 제조업 분야 500여 개 품목에 대해 5~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자국 산업 보호와 세수 확대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글로벌 공급망에 깊숙이 얽힌 한국 기업들의 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자동차 업계는 즉각 타격이 불가피하다. 멕시코 현지에서 완성차를 생산해 북미 시장으로 수출해온 현대차·기아 등은 원자재·부품 비용 상승으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철강소재를 멕시코에 수출해온 중견기업들도 원가 압박을 우려하고 있다.
무역업계 관계자는 “미국·캐나다·멕시코를 잇는 USMCA(미·멕·캐 무역협정) 체제 안에서 멕시코는 ‘무관세 허브’로 불려왔는데, 이번 조치로 한국 기업의 이점이 크게 줄어든 셈”이라며 “현지 생산 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관세 인상으로 우리 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악화될 수 있는 만큼, 멕시코 정부와 외교 채널을 통해 협의할 계획”이라며 “중소 수출기업에 대한 금융·보험 지원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단순히 멕시코만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는 점을 경고한다. 한국무역협회 연구원은 “미국·EU에 이어 멕시코까지 자국 산업 보호를 이유로 관세 장벽을 세우고 있다”며 “한국 기업은 한층 불확실한 무역환경 속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순구 기자 po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