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차녀 최민정 군 후배…재계 '노블레스 오블리주' 조명
[녹색경제신문 = 박근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 씨가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15일 해군 사관후보생으로 입대한다.
이지호 씨의 군 입대에 따라 재계 오너 자제의 병역의 의무에 관심이 모아진다.
삼성은 이지호 씨가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미국 국적을 포기하고 해군 사관후보생으로 입대한다고 10일 밝혔다.
이지호 씨는 139기 해군 학사사관후보생으로 15일 입대해 11주의 훈련을 거쳐 12월 1일 해군 소위로 임관할 예정이다. 이지호 씨의 보직과 복무 부대는 교육 훈련 성적, 군 특기별 인력 수요 등을 감안해 결정된다.
선천적 복수국적자인 이지호 씨는 2000년 미국에서 출생했다. 선천적 복수국적자는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다른 나라의 시민권을 선택하는 방법으로 군 복무를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이지호 씨는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군 복무를 이행하기 위해 학사 장교 시험을 치렀고 해군 장교로 입대하게 됐다. 미국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보유한 병역의무 대상자가 자원 입영을 신청한 사례는 한 해 평균 100여 명에 불과하다.
이지호 씨의 입대는 국방의 의무를 다하겠다는 본인의 의지에 따라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재용 회장도 군 복무를 권하면서 이지호 씨가 입대를 결심했다.
이지호 씨는 군 복무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일반 병사로 입대할 수도 있지만 평균 복무 기간이 39개월에 달하는 장교로 임관하는 길을 선택했다.
이재용 회장은 2020년 5월 '4세 경영' 포기를 선언했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재용 회장은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 시민권까지 버리고 군 복무를 선택한 것은 공동체를 위한 '노블리스 오블주'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 오너가의 입대 사례가 재조명된다.
재계 총수 일가 가운데 장교 입대를 택한 사례는 최태원 SK 회장의 둘째 딸 최민정 씨가 대표적이다. 최민정 씨는 병역 의무가 없었지만 2014년 해군사관학교 후보생으로 자원입대해 2015년 청해부대, 2016년 해군 2함대 사령부에서 복무했다. 이지호 씨가 임관하면 최민정 씨의 해군 후배가 된다.
코오롱그룹 4세인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회장도 미국 시민권을 가진 복수국적자였지만, 육군에 현역 입대해 병역 의무를 마쳤다. 제대 후에는 미국 시민권을 포기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은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한 뒤 2006년 공군사관후보생 117기 통역 장교로 3년 4개월 간 복무했다.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도 미국 예일대를 졸업한 뒤 공군 장교로 병역을 마쳤다. 김승연 회장 역시 1974년 공군 장교로 복무했다. 한화그룹 세 부자가 모두 공군 장교로 국방의 의무를 수행한 것.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2005년 해군 ROTC 43기로 군에 입대, 육군 소위로 임관해 제701특공연대에서 복무 후 중위로 전역했다. 부친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또한 ROTC 13기로 군 복무를 마친 바 있어, ROTC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신원 SK네트웍스 전 회장의 장남인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사장은 중국 푸단대를 졸업한 뒤 귀국해 2006년 해병대 수색대에 자원입대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장남 정해찬 씨는 미국 코넬대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하고 2021년 11월 육군에 입대해 2023년 5월 만기 제대했다.
해외에서는 주요 기업인들과 자녀의 군 복무가 '노블레스 오블리주' 사례로 주목받기도 했다.
스웨덴 대기업 발렌베리그룹의 창업주 가문인 발렌베리가는 창업자 앙드레 오스카르 발렌베리 등 가문 일원들이 5대에 걸쳐 해군 장교로 복무해온 전통이 있다. 미국의 대부호였던 존 D 록펠러의 손자들 일부도 장교로 복무하며 사회의 존경을 받았다.
록펠러의 외아들 존 D 록펠러 주니어의 3남 로런스 S 록펠러와 4남 윈스럽 록펠러는 2차 세계대전 당시 각각 해군 장교와 육군 장교로 참전한 바 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