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저축은행 업계가 올해 상반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저축은행 인수합병(M&A) 시장이 본격적인 활성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수익성과 자산 건전성 지표가 개선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저축은행 인수 관심이 크게 높아져 M&A 거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상반기 저축은행 및 상호금융조합 영업실적’에 따르면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2,57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3,958억 원) 대비 6,528억 원이 증가하면서 흑자 달성에 성공한 것이다. 특히 적자를 기록했던 저축은행이 경영 개선과 실적 회복에 성공해 흑자 전환의 핵심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대표적으로 상상인저축은행은 건전성 관리와 수익성 개진에 매진하며 올해 상반기 순이익 158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58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이룬 셈이다. 이는 올해 상반기 자산 기준 상위 10개 저축은행 (SBI·OK·한국투자·웰컴·애큐온·다올·DB·신한·하나·페퍼저축은행)의 평균 순이익(145억 원) 대비 약 9%(13억 원) 높은 수치다.
상상인저축은행이 경영 개선 효과를 거둔 데에는 전년 대비 이자비용 감소와 선제적인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충당금 부담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경영개선 노력으로 연간 흑자 달성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대형 저축은행의 순이익 증가도 전체 저축은행의 실적 개선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주요 저축은행 5곳(OK·SBI·한국투자·웰컴·애큐온)의 순이익은 총 1,587억 원으로 집계됐다. SBI저축은행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 562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161억 원)보다 249% 증가했다.
저축은행 업계의 자산 건전성 지표도 개선세를 보였다. 자기자본비율은 15.60%로 전년 말 대비 0.62%포인트 상승하며 법정 기준 8%의 두 배 수준을 유지했다. 같은 기간 연체율은 7.53%로 0.99%포인트 하락했으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9.49%로 1.19%포인트 떨어졌다. 대손충당금적립률도 111.6%로 7.7%포인트 낮아지며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이 같은 저축은행 업계의 실적 개선은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저축은행 업계 M&A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익성 회복과 자산 건전성 개선으로 저축은행의 기업 가치가 오르면서 M&A 거래가 본격적으로 활기를 띨 것이란 전망에서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3월 저축은행 업계의 신속한 구조조정을 위해 M&A 허용 대상을 확대했고, 지난해부터 수도권 저축은행도 예외적으로 M&A가 가능하도록 허용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저축은행 M&A 시장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저축은행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바탕으로 한 전략적 M&A가 주류를 이룰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흑자 전환에 성공한 저축은행들이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상하면서 대형 금융지주회사와 사모펀드 등의 관심이 크게 높아지는 형국이다. 수도권 기반 저축은행 중 현재 시장에 나온 주요 매물로는 상상인저축은행, 애큐온저축은행, OSB저축은행이 대표적이다. 이들 모두 올해 상반기 순이익 흑자 달성에 성공하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상상인저축은행(158억 원)이 가장 높은 순이익을 기록했고, 이어 애큐온저축은행(88억 원), OSB저축은행(35억 원) 순이다.
이처럼 수도권 기반 저축은행의 수익성이 개선되며 인수 의향자들의 관심도 높아지는 양상이다. 특히 자본력을 갖춘 기업과 금융사, 사모펀드(PE) 등이 저축은행 시장 진입을 적극 타진하는 분위기다. 핀테크와 금융지주,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디지털 금융 플랫폼 구축과 지역·서민금융 시장 진출을 위해 저축은행 인수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제조업과 사모펀드 등도 저축은행의 개선된 재무구조와 안정적인 수익 창출 능력에 주목하며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M&A 시장 활성화의 핵심 요인은 저축은행들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있다. 과거 고금리에 의존적인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대출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리스크 관리 체계 고도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한 것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특히 상상인저축은행처럼 실적 개선을 크게 이룬 사례들이 저축은행 업권 잠재력을 보여준다. 실제로 상상인저축은행은 다수의 인수 의향자에게 적극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상상인저축은행 관계자는 “좋은 인수자가 나타나면 매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교보생명이 인수한 SBI저축은행 역시 수도권 기반 저축은행에서 성사된 대형 딜로 거론된다. 교보생명은 일본 SBI홀딩스가 보유한 SBI저축은행 지분 50%+1주를 내년 10월까지 단계적으로 약 90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저축은행 M&A 거래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 움직임과 저축은행들의 수익성·건전성 개선 및 디지털 전환 기술 접목이 기업 가치 제고에 기여하면서 M&A 거래가 순조롭게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저축은행 M&A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금융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M&A를 통한 저축은행들의 경쟁력 강화와 시너지 창출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업권 전체의 성장 동력이 확충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결국 금융소비자들에게도 더 나은 금융 서비스와 실질적인 혜택으로 돌아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뚜렷한 실적 개선을 보인 저축은행들은 인수자 입장에서도 매력적인 투자처가 되고 있어 프리미엄까지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 등이 맞물리면서 향후 저축은행 M&A 시장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