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징금 전액에 운영리스크 6배 적용시 RWA 16조9000억원 증가…CET1 비율 185bp 급락 전망
- 은행업종 전반 복합리스크 노출…교육세·배드뱅크·국민성장펀드 출자 동시 진행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KB금융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과징금으로 최대 약 4조원을 부담할 경우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185bp(베이시스포인트) 급락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지난해 순이익의 80%에 달하는 규모로, 주주환원과 대출 공급 능력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은행권이 홍콩 H지수 ELS 불완전판매, 담보인정비율(LTV) 담합, 국고채 전문딜러(PD) 담합 등 동시다발적 제재 이슈로 과징금 위기에 직면했다. 5대 은행은 올해 안에 최대 9조5000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은 홍콩 ELS 판매액이 8조1972억원으로 업계 최대 규모인 데다 3대 과징금 이슈(ELS·LTV·PD)에 모두 연루돼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최대 부과 기준 50%를 적용하면 ELS만으로도 약 4조원의 과징금이 발생할 수 있다.
김현수 상상인증권 애널리스트는 4일 보고서를 통해 "이로 인해 KB금융의 CET1 비율이 185bp 급락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바젤 규제에 따라 과징금은 10년간 위험가중자산(RWA)으로 반영되는데, 과징금 전액 약 4조원에 운영리스크 6배 적용분을 합쳐 총 약 16조9000억원의 RWA가 늘어날 것으로 계산됐다는 설명이다.
다른 시중은행과 비교해도 KB금융의 타격은 압도적이다. 신한지주는 홍콩 ELS 판매액 2조3701억원으로 CET1 비율 58bp 하락, 하나금융은 판매액 2조1183억원으로 60bp 하락이 예상된다. 우리금융은 판매액 413억원에 그쳐 2bp 하락에 머물 전망이다. KB금융의 185bp 하락은 신한지주·하나금융 대비 3배 이상, 우리금융과는 90배 이상 차이를 나타냈다.
과징금이 자본건전성에 미치는 구조적 영향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RWA가 증가하면 은행의 CET1 비율이 떨어지고, 이는 대출 축소 압박과 자본 확충 부담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KB 신한 하나 우리 등 상장된 4대 금융지주의 배당 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주주환원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과징금 부담을 감당하기 위한 선택지는 제한적인 것으로 집계됐다. 추가 자본 조달이나 자산 축소 등의 방법이 있으나, 자본 확충은 신주 발행으로 기존 주주 지분이 희석되는 부작용이 따른다.
은행업종 전반은 복합적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법인세 유효세율 재조정 및 교육세 인상, 배드뱅크 출자, 주담대 위험가중치 상향, 국민성장펀드 출자, 금융위·공정위 과징금 부과 가능성 등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효세율 인상은 세전 이익 기준 약 1% 가량 순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세율 인상은 주요 시중은행 1000억원 이상, 지방은행에는 수백억원 수준의 이익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 배드뱅크 출자 부담도 은행별로 수백억~1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며, 국민성장펀드 출연금도 조 단위 출자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김 애널리스트는 "각 건별로는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누적되면서 수십bp의 CET1 비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우려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과징금은 부과액의 최대 6배에 달하는 운영리스크를 인식해야 하므로 RWA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이는 추후 주주환원 정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가능성은 낮지만 조 단위 과징금이 현실화된다면 주주환원 모멘텀은 약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현실화될 경우 내년도 주주환원 확대 계획은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나아영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