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시대] '일본 692조원·EU 830조원 투자' 관세 협상 타결...한국 벼랑 끝 카드 '조선 등 제조 동맹'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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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시대] '일본 692조원·EU 830조원 투자' 관세 협상 타결...한국 벼랑 끝 카드 '조선 등 제조 동맹' 통할까?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5.07.28 0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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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EU 15% 관세 타결...EU, 미국에 6000억불 투자키로
- 한국 정부, 관세 부과 시한 4일 남겨두고 벼랑 끝 협상 나서
- 미국 투자 최대 2000억 달러 외 조선업 등 패키지 전략 협상

[녹색경제신문 = 박근우 기자]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일본에 이어 유럽연합(EU)에게도 천문학적인 투자를 이끌어내고 무역협정에 합의하면서 한국은 벼랑 끝에 몰리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호 관세 부과 시한 8월 1일까지 나흘만 남은 상태다.

일본은 5000억 달러(약 692조원), EU는 6000억 달러(약 830조원) 투자 약속을 했는데 한국은 1000억 달러(약 137조원)를 고려하고 있어 미국 측이 요구하는 4000억달러(약 554조원) 이상 투자와는 거리가 너무 멀다. 

일본과 EU는 거액의 대미 투자 뿐 아니라 미국 에너지 구매와 시장 개방이라는 카드까지 내놓으면서 미국과 15% 관세 부과 등 협상을 타결했는데 한국은 무슨 카드를 내밀까?

28일(한국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영국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만나 담판을 짓고 무역 협상을 타결했다. 

미국과 EU의 협상 타결 주요 내용은 미국은 EU산 수입 상품에 15% 관세를 부과한다. 자동차 포함한 모든 품목의 관세율은 일괄적으로 15%다. 당초 미국이 부과하려고 했던 30% 관세율을 15%로 대폭 낮춘 것이다.

미국과 EU가 무역협상을 타결했다

특히 미국은 EU로부터 총 6000 달러(약 830조7000억 원) 규모의 투자 약속을 협정에 포함했다. 앞서 일본은 5000억 달러(약 692조 2500억 원)의 투자를 약속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미국에 제시했다고 알려진 1000억 달러+α 투자 금액은 EU와 일본의 투자액과 비교하면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상당히 적은 금액이다. 경제 규모의 차이를 고려할 때 미국이 원하는 4000억 달러 이상 투자는 어려운 실정이다.

아울러 미국은 EU가 미국산 에너지 1500억 달러(약 207조7000억원)어치 구매한다는 내용도 협정에 넣게 했다. 또 EU는 미국산 군사장비도 구매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거래는 그동안 있었던 거래중 가장 큰 거래"라며 "이번 협상 타결은 미국과 EU의 단합과 우정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자평했다.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이 합의는 안정성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화답했다. 

일본과 EU가 현재 한국보다 훨씬 유리한 조건으로 미국과 무역합의를 마무리하면서 한국 정부로서는 8월1일 관세 부과 발효 시한까지 일정이 빠듯하다.

더욱이 EU는 7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를 수입하기로 했고 일본은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투자를 해야 하는 조건으로 협상을 타결했다. 일본은 자동차·농산물 시장 개방까지 내줬다.

미국은 한국에 30개월령 이상 소고기를 비롯한 농산물과 자동차의 수입을 확대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특히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문제를 삼고 있는 디지털 플랫폼 규제 완화도 요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의 돌파구는 무엇일까?

정부는 관세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기업들의 대미 투자 확대 등을 통해 협상 돌파구를 찾으려는 모습이다.

미국은 한국에 대해 농축산물 시장 추가 개방과 대미 대규모 투자, 조선업 협력 등 3가지 사안을 핵심 의제로 제시한 상태다. 정부는 실용 실익 중심의 절충안을 모색하며 대응 수위를 조율 중이다. 

우선 농축산물 시장 개방은 농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한국후계농업경영인경상북도연합회 등 지역 농민들은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농·축산물 수입 반대 집회를 진행하는 등 투쟁에 나섰다. 

정부는 미국 투자와 관련 현재 4대 그룹을 비롯 주요 대기업을 중심으로 1000억 달러(약 137조원) 이상 투자 계획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한 금액을 늘리더라도 2000억 달러 이상 투자가 쉽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재계 수장들을 잇따라 만나 협조 요청을 한 것으로 보인다. 14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시작으로 15일 구광모 LG 회장, 21일 김동관 한화 부회장, 22일 최태원 SK 회장, 24일 이재용 삼성 회장 등과 연쇄 회동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한미 협상단이 협상의 일환으로 미국 프로젝트들에 투자하는 펀드를 조성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국내 주요 그룹은 기존 대미 투자 계획을 일제히 점검하면서도 대규모 추가 투자에 대해서는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후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경제인협회 등에 따르면 2016년 트럼프 대통령 1기 이후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 국내 주요 그룹들이 미국에 투자한 금액은 1600억 달러(220조원)를 넘는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미국에 투자한 금액이 434억 달러(약 60조원)에 달한다. 180억 달러(약 25조원)를 들여 텍사스주 오스틴에 반도체 생산기지를 설립했고, 테일러에 170억 달러(23조원)를 투입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과 연구개발(R&D) 시설도 건설 중이다.

SK그룹은 지난해까지 미국에 346억 달러(47조원)를 투자했으며, 2028년까지 130억 달러(약 18조원) 추가 투자를 검토 중이다. SK하이닉스는 38억7000만 달러(약 5조원)를 투입해 인디애나주에 고대역폭메모리(HBM) 패키징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작성한 대미투자 홍보 전단지.
한국경제인협회가 만든 한국 대기업의 미국 투자 현황 홍보 전단지.

LG그룹은 252억 달러(약 35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에 나선 것으로 집계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주에 67억 달러, 애리조나 55억 달러, 테네시 20억 달러, 오하이오 58억 달러(혼다·GM 합작), 조지아 42억 달러(현대 합작) 등을 투자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정의선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210억 달러(약 29조원) 신규 투자를 발표한 바 있다. 오는 2028년까지 자동차 분야 86억 달러, 철강 61억 달러, 미래산업 및 에너지에 63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정의선 회장은 당시 백악관에서 "사상 최대 규모 대미투자"라며 직접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차는 훌륭한 회사"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상대적으로 국내 부담이 적은 조선업 협력은 '완충 카드'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은 자국 조선업 부활을 위해 한국의 기술과 생산 역량을 활용하는 방안이 시급하다. 위성락 대통령실 안보실장은 "나토(NATO) 정상회의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미국의 강한 관심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중국과 갈등 속 꾸준히 해양력 강화를 도모해왔지다. 하지만 해양력의 근간이 되는 미국의 조선업은 2000년대 이후 사실상 붕괴 상태에 빠졌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전문 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선박 2412척 중 미국이 수주한 선박은 단 12척(0.5%)에 불과했다. 중국의 수주 건수가 1711척(70.9%)에 달했던 것과 비교된다.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 간담회 [자료사진]

정부는 미국 내 인프라 재건과 군수 조달 수요에 한국 조선업이 기여하는 방식으로 협력 구체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조선업은 세계 시장에서 한국이 비교우위에 있는 산업이다. 따라서 미국에 일정한 상징적 '성과'를 제공하면서도 국내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원윈 전략'이기도 하다.

한국은 일본과 달리 군함부터 잠수함, 쇄빙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특수 선박 분야에서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의 동맹국이면서 미국 해군이 요구하는 품질까지 만족시킬 수 있는 곳은 사실상 한국뿐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는 국내 조선 3사(HD현대·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과의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미국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은 최근 계열사 한화오션이 보유한 미국 현지 필리조선소에 LNG 운반선을 발주하며 미국 조선소에 50년 만의 LNG 운반선 수주 실적을 가록했다. HD현대는 올해 4월 미국 해양·방산 1위 조선사인 헌팅턴잉걸스와 군함·상선 협력 가속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에 대해 추가 대규모 투자는 기존 투자가 진행되고 있어 한계가 있다"며 "조선·반도체·배터리 등 전략 산업 전반에 걸쳐 직접투자에서 현지 인력 양성에 이르는 산업 협력 패키지를 제안하고 '제조 동맹' 구축에 나서는 등 창의적 협상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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