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지표 전방위 악화…자본잠식 해소도 ‘미지수’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넥스트칩이 자본잠식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을 피하기 위해 시가총액의 절반에 달하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특히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배정을 건너뛴 '일반공모' 방식으로만 진행된다. 시장에선 회사가 처한 재무적 절박함과 함께 최대주주의 자금난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넥스트칩은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고 기명식 보통주 939만8500주를 일반공모 방식으로 발행하기로 결의했다. 이는 기존 발행주식 총수(1808만8940주)의 약 51.96%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할 예정인 금액은 500억원으로, 이는 현재 시가총액 약 1017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신주는 오는 8월 21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넥스트칩은 자금 조달의 ‘속도’를 이유로 일반공모 방식을 선택했다는 입장이다. 넥스트칩 관계자는 "자본 건전성 확보가 시급한 상황에서 일반공모 방식이 가장 신속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라며 "주주배정 방식은 통상 3~4개월이 소요되는 반면, 일반공모는 2개월 내 처리가 가능해 반기보고서 제출 전까지 재무 안정성을 확보하고자 이 같은 방식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보다 구조적인 사정을 지목한다. 최대주주 앤씨앤의 자금 여력이 유상증자 참여를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기 때문에, 주주배정을 통한 증자가 사실상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앤씨앤은 2017년 이후 8년째 순손실을 이어오고 있으며, 지난 3월에는 코스닥시장상장규정 제53조에 따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못할 경우, 현재 42.6%(공시 기준)를 보유한 최대주주의 지분율은 더욱 희석될 수밖에 없다.
넥스트칩이 유상증자에 나선 핵심 목적은 ‘자본잠식률 완화’다. 증권신고서에는 “이번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 확충을 추진해 관리종목 지정 위험을 피하고자 한다”고 명시했다. 다만 “청약률이 낮을 경우 당사에 충분한 자금이 유입되지 않아 자본확충 관련 위험이 지속될 수 있다”며 청약 흥행 실패에 대한 우려도 함께 드러냈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청약률이 약 80%에 달할 경우 법인세비용차감전손실률이 48.27%로 떨어져 자기자본 50% 미달 요건을 피할 수 있다. 그러나 100% 청약이 되더라도, 2025년 및 2026년 말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로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경고도 담겼다. 현재 손실 흐름이 이어진다면, 2025년과 2026년 자본총계는 각각 -118억원, -325억원까지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재무 상황도 전방위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자본총계는 2022년 398억원에서 2023년 293억원, 2024년 88억원, 2025년 1분기 28억원으로 급감했다. 부채비율은 2023년 전환사채 발행 이후 138.32%까지 상승했고, 이후 연구개발비 증가 등으로 유동자산이 지속 감소해 2024년 530.27%, 2025년 1분기에는 1756.91%까지 급등했다.
채무상환 능력을 판단하는 이자보상비율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이 지표는 기업이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로, 1배 미만일 경우 수익으로 이자도 내기 어렵다는 의미다. 넥스트칩은 2022년 -595.63배, 2023년 -42.97배, 2024년 -5.92배, 2025년 1분기 -5.68배로, 지속적으로 영업손실 상태에 머물러 있다.
사업 안정성 측면에서도 우려가 크다. 2025년 1분기 기준 상위 3개 고객사(A사 35.23%, D사 22.70%, C사 13.94%)에 대한 매출 비중이 71.87%에 달한다. 특정 고객사의 재무상태 악화나 거래 중단 시, 매출 급감과 공급망 차질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넥스트칩은 계획한 자금조달 일정이 지연되거나 청약이 부진할 경우, 보유 중인 투자자산 매각과 자체 영업으로 발생한 현금 등 대체 수단을 통해 자금 집행에 나설 예정이다.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insigh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