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 리스크' 탓에 개인사업자대출 취급에 소극적... "건전성 관리 할 수 밖에 없어"
국민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유일하게 5% 이상 늘려... 타 은행과 달리 '적극적'
'상생금융' 측면에서 긍정적인 행보라는 평... "개인사업자 70~90%가 영세 자영업자·소상공인"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은행권 전반이 리스크 관리를 이유로 개인사업자대출(소호대출)을 제한적으로 취급 중인 와중에 KB국민은행이 개인사업자대출 확대에 적극 앞장서며 눈길을 끌고 있다. 개인사업자의 대다수가 소상공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생금융 측면에서 긍정적인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올 1분기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의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전년 동기 대비 0.87% 증가한 324조4534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이들 은행의 대기업대출 잔액은 138조2922억원에서 154조9135억원으로 12.01% 늘었으며, 중소기업대출 잔액 역시 640조443억원에서 663조1735억원으로 3.61% 증가했다. 대·중소기업대출과 비교하면 개인사업자대출 규모는 사실상 제자리걸음이었던 셈이다.
이처럼 은행권이 개인사업자대출을 소극적으로 취급하는 배경에는 '높은 리스크'가 자리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개인사업자대출의 경우 '부실화' 위험성이 대기업대출이나 중소기업대출보다 높은 만큼, 은행들이 수익성 및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개인사업자가 아닌 대기업이나 우량 중소기업에 집중해 기업대출을 불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개인사업자대출은 최근 몇 년 새 부실이 급격하게 커지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 고정이하여신(NPL·부실채권)은 2022년 1분기 말 만해도 840억원에 그쳤으나 올 1분기 말에는 2706억원으로 222% 늘었다. 해당 시기 대·중소기업 대출의 고정이하여신 증가율이 각각 136%, 98% 수준이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고금리 기간이 길었던 와중에 경기침체까지 장기화되면서 기업 대비 자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개인사업자들부터 대출 상환 능력 저하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개인사업자대출이 다른 대출에 비해 수익성이 높다고 해도 은행 입장에서는 건전성 문제 등을 생각해 취급에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국민은행이 다른 은행과 달리 개인사업자대출에 유독 적극적이었다는 점이다. 국민은행의 올 1분기 말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94조11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2%(4조5048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개인사업자대출 잔액 증가율이 5% 이상인 곳은 5대 시중은행 중 국민은행뿐이다.
아울러 국민은행은 이 기간 5대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을 3조원 넘게 늘리기도 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2조6467억원)과 농협은행(+2조6156억원)이 각각 2조원 이상 개인사업자대출을 확대했지만 국민은행에는 미치지 못했으며, 우리은행(-4조5117억원)과 하나은행(-2조4331억원)은 잔액이 되려 줄었다.
금융권은 국민은행의 이 같은 개인사업자대출 확대 기조가 '상생금융 실현' 차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개인사업자대출을 받아가는 이들의 대부분이 심각한 내수부진 상황에서 경영난·자금난 등을 호소하는 소상공인인데, 국민은행 등 주요 은행이 개인사업자대출 공급을 늘리는 것이 이들의 유동성 개선 등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정확한 통계는 알 수 없지만 일반적으로 전체 개인사업자의 70~90% 가량이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들의 경우 상당수가 경기 민감도가 높은 음식·숙박업 등에 종사하고 있는 데다가 신용도와 담보력 등이 부족해 대출을 받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은행권에서 적시에 안정적으로 자금 공급을 실시하면 소상공인 등의 생존율과 성장 가능성은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이라며 "무분별한 대출 확장은 당연히 피해야겠지만 경제가 워낙 어려운 만큼 은행들이 상생금융 실현을 위해서라도 개인사업자대출 취급을 조금 더 활발히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