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대 은행 신규 대출 전면 중단…'선대출 후보증' 방식 놓고 입장차
- 전세대출 한도 5억원으로 높아 피해 집중…임시 대출 실행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랜섬웨어 공격으로 사흘째 전산 시스템 마비 상태에 빠진 SGI서울보증으로 인해 연계 금융 서비스 전반에 혼란이 확산되고 있다. 국내 보증보험 시장 점유율 24%를 차지하는 SGI서울보증 시스템 장애로 전세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을 기다리는 실수요자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은행 창구 업무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4일 랜섬웨어 공격을 받은 SGI서울보증의 전산 복구 작업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금융보안원이 현장 점검을 통해 복구 상황을 점검 중이지만 업계에서는 완전 복구가 이번 주 내에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수사대 역시 인지 수사에 착수해 SGI서울보증 본사에서 로그 기록 등 자료를 수집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동안 SGI서울보증은 국내 최대 종합보증기관으로 개인과 기업의 경제활동을 지원하는 다양한 보증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자산 규모 9조5000억원, 보증 규모 350조원에 이르는 SGI서울보증의 시스템 장애는 국민 생활과 직결된 서비스 전반을 마비시키는 상황이다.
시스템 장애로 인한 파급 효과는 다방면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주요 은행들이 SGI서울보증 연계 신규 대출상품 취급을 전면 중단했다. 전세대출뿐만 아니라 자동차대출, 신용대출, 휴대전화 할부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실행 시 한도를 늘릴 수 있는 모기지신용보험(MCI) 가입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SGI서울보증의 전세대출 한도는 최대 5억원으로 주택금융공사(HF) 2억2000만원,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수도권 기준 4억원보다 월등히 높다. 한도가 높아 많이 이용되는 보증기관이었던 만큼 피해가 집중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SGI서울보증 MCI에 가입하면 서울 기준 5500만원의 방공제 금액을 차감하지 않고 대출을 받을 수 있어 많은 차주가 대출 한도를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이에 따라 SGI서울보증이 피해 최소화를 위해 '선대출 후보증' 방식을 제안했지만, 은행과 SGI서울보증 간 입장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SGI서울보증은 신규 대출자에게도 적용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은행들은 사전 심사를 통과한 기존 신청자에게만 한정 적용하겠다는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5대 은행에 따르면 지난 14일 하루에만 전세대출 236건(568억원)이 SGI서울보증의 추후 보증 발급을 전제로 임시 대출로 실행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보증서 발급 절차 없이 은행이 SGI서울보증의 복구 약속을 믿고 대출을 내준 결과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보증서 발급이 안 되면서 대출 승인 절차 자체가 중단되고 있다'며 '모든 SGI서울보증 관련 업무가 전면 중단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명순 SGI서울보증 대표이사는 "한 건의 피해도 빠짐없이 보상하겠다"며 "피해신고센터를 무기한 운영해 전액 보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복구 시점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관련 금융 서비스 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시스템 장애가 장기화될 경우 신규 대출 수요자들의 피해는 추가로 확산될 것으로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나아영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