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플레이어, 한미반도체 이어 LG까지
[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 최근 LG전자 생산기술원이 HBM용 하이브리드 본더 장비 개발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차세대 패키징 기술로 주목받는 하이브리드 본딩 시장에 새로운 국내 플레이어가 뛰어들며 국내 장비 업계의 경쟁이 고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LG전자 생산기술원(이하 LG 생기원)은 지난 2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나노코리아 2025’ 전시회에서 HBM(고대역폭메모리)용 첨단 패키징 장비 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LG 생기원은 그간 반도체 패키징 장비를 개발해왔으나, HBM용 하이브리드 본딩 장비 개발 계획을 공식적으로 알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1일 LG 생기원 관계자는 “기존에도 반도체 패키징 장비를 개발해왔지만, HBM용 장비 개발 계획 공개는 처음”이라며 “고객사의 니즈를 반영해 하이브리드 본딩 장비 연구개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LG 생기원은 인하대학교 주승환 교수 연구팀과 함께 산업통상자원부의 ‘글로벌 Top 10 첨단 후공정 기업 육성’ 사업에 선정돼 하이브리드 본딩 장비 개발 과제를 수행 중이다. 해당 과제는 LG 생기원, 중소 반도체 장비 업체, 경북테크노파크가 협력해 오는 2028년까지 HBM용 초고집적 하이브리드 본딩 스택장비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총 75억 원 규모의 정부 지원을 받고 있다.
하이브리드 본딩, 왜 주목받나?
하이브리드 본딩은 구리-구리 직접 접합을 통해 칩 간 초미세 연결을 구현하는 차세대 패키징 기술이다.
기존 열압착 본딩(TCB) 방식이 솔더 범프나 마이크로 범프를 사용해 칩을 연결하는 데 비해, 하이브리드 본딩은 접합재 없이 칩을 직접 연결한다. 이를 통해 초미세 피치 구현, 신호 무결성 향상, 전력 효율성 증대, 열 방출 효율 개선 등의 장점을 제공한다.
특히 업계에 따르면 HBM4E 이후부터는 기존 TCB 방식으로 열을 감당하기 어려워 하이브리드 본딩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내에서는 TC본더로 HBM용 장비 시장을 선도해 온 한미반도체가 최근 하이브리드 본딩 장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지난 6월 인천 주안국가산업단지에 짓고 있는 제7공장을 하이브리드 본더 전용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하며, 오는 2029년 HBM7용 하이브리드 본더 양산을 목표로 하는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 로드맵에 따르면, 한미반도체는 HBM4~5용 TC본더, HBM6용 플럭스리스 본더를 거쳐 HBM7부터 하이브리드 본더를 본격 적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한미반도체의 양산 목표 시기가 다소 보수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반도체 패키징 전문가는 “한미반도체는 HBM용 TC본더 시장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하이브리드 본딩으로의 전환 속도가 글로벌 경쟁사 대비 느린 것으로 보인다”라며 “LG전자가 하이브리드 본딩에 진출한다는 사실 자체가 시장에 중요한 신호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에서는 네덜란드의 베시(Besi)와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pplied Materials)가 이미 HBM4용 하이브리드 본더 수주를 시작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베시는 올해 1분기 보고서에서 HBM 제조업체 두 곳으로부터 하이브리드 본더 주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문슬예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