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하는 차급이 달라 미국 생산 전환도 어려워, 당분간은 한국 GM 유지될 것
GM 전동화 흐름에서 한국은 빠져, 한국 사업장 길게 가져갈 것 같진 않아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미국에서 소형 SUV에 대한 수요가 지속되는 이상 한국GM 사업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한국GM 철수 여부가 자동차 업계를 뜨겁게 달구는 가운데,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의 철수는 당장은 실현 가능성이 낮다.
현재 한국GM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차종은 쉐보레 트랙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뷰익 앙코르 GX, 뷰익 엔비스타 네 종류다.
네 차종 모두 가솔린 기반의 소형 SUV로 미국에서 견고한 수요를 보이는 트림이다. 컴팩트 및 서브컴팩트 SUV는 작년 북미에서 전체 차량 판매의 약 27%를 차지할 정도로 수요가 크게 늘었다.
작년 12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북미는 전통적으로 큰 차 시장이지만 고금리와 경기침체로 가성비 높은 소형 SUV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특히 쉐보레 트랙스는 소형 SUV 중에서도 인기가 높다. 트랙스는 작년 한 해에만 북미에서 20만 대가 넘게 팔리며 전체 차종 중 판매량 15위에 올랐다.
GM의 프리미엄 브랜드 뷰익의 경우 한국에서 생산하는 앙코르와 엔비스타가 사실상 브랜드의 핵심 축이다.
소형·준중형 SUV가 브랜드 성장의 핵심인데, 앙코르GX와 엔비스타, 엔비전이 전체 판매량의 75%를 담당하고 있다. 앙코르 GX와 엔비스타는 멕시코에서도 생산하고 있지만 북미 공급용은 한국 산이 중심이다.
한국산 자동차에 관세가 부과된다고 해서 해당 차량들은 당장 미국으로 생산 기지를 옮길 수도 없는 노릇이다.
미국 GM 공장 대부분은 이미 대형 SUV, 픽업트럭, 전기차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고, 소형 SUV 생산을 위한 라인 전환이나 신규 설비를 증축하려면 수천억 원 단위의 투자금이 필요하다. 이에 반해 소형SUV는 판매 단가가 낮아 수지타산이 맞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멕시코 공장의 경우 일부 물량을 미국 공장으로 옮겼으나 이는 같은 급의 대형 차종이어서 한국GM과는 상황이 다르다.
대체불가한 차종들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GM의 매출과 영업이익도 비교적 탄탄하다. 지난 2024년 한국GM의 매출은 약 14조 3770억 원, 영업이익은 1조 3572억 원이었다.
한국GM은 '소형 SUV 생산기지', 전동화 땐 작별 준비해야
단시간 안에 한국GM이 철수하는 일은 없겠지만 그렇다고 GM이 한국 사업장을 장기적으로 보고있는 것도 아니다.
유휴부지를 매각하고 신규 차종 생산 라인에 대한 투자가 없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특히 전기차 라인을 신설하지 않는 것은 사실상 '소형 SUV 생산기지'라는 한국의 쓰임이 다 할 때까지만 사업을 연명시키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현재 미국은 유럽, 중국에 비해 전기차 확산 속도가 느리다고는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전기차 점유율이 50%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GM 역시 배터리 생산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LMR 기반 차량용 배터리를 연구개발하는 등 전기차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캐나다, 멕시코, 중국 등에 전기차 전용 플랫폼(Ultium) 기반 공장에 수십억 달러 투자 중이다.
이같은 GM의 전동화 흐름에서 한국은 완전히 배제돼 있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적어도 2030년까지는 미국에서 가솔린 기반의 소형 SUV 수요가 건재할 거고, 그때까진 한국GM이 무리하게 철수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그 이후에는 전동화 흐름이 빨라지면서 GM도 전기 차종이 내연기관 차종보다 많아질 텐데, 그때가 진짜 한국GM을 보내줘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에 국내에서는 해외 브랜드들의 생산기지를 국내로 적극 유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자동차 산업은 국내 제조업의 15%이상을 차지하는 기둥인 만큼 한국GM의 빈자리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중국 자동차 BYD도 후보 중 하나다.
BYD는 한국에 처음 들어왔을 때부터 메이드인코리아(Made in korea) 딱지를 달고 해외 판로를 개척하려는 목적이 아니냐는 해석이 있었다. 한국에서 브랜드 친밀감을 올린 뒤 국내 생산을 노린다는 분석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국내 제조업들이 다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상황에 찬 밥 더운 밥 가릴 처지가 아니다. 중국 브랜드라고 국내 생산을 해주겠다고 한다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모셔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