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익성·건전성은 여전히 SBI가 앞서...격차 뚜렷
- 업계 전체 흑자 전환에도 연체율 상승세 지속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저축은행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OK저축은행이 SBI저축은행을 제치고 총자산 기준 업계 1위에 올라섰다. 2013년 창립 이후 12년간 굳건했던 SBI저축은행 독주 체제가 끝났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의 1분기 총자산은 13조6612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SBI저축은행 총자산 13조4074억원보다 2538억원 많다.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SBI저축은행 14조289억원, OK저축은행 13조5890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불과 3개월 만에 순위가 뒤바뀐 것이다.
순위 변동의 핵심은 수신 감소 폭 차이였다. SBI저축은행 총자산이 지난해 말 대비 6215억원 줄어든 반면 OK저축은행은 722억원 늘어났다. OK저축은행이 연 20%대 금리를 제공하는 '작심한달적금' 등 고금리 상품으로 자금 유출을 차단한 전략이 효과를 봤다.
SBI저축은행은 뒤늦게 수신 확보에 나서며 지난 4월 말 정기예금 금리를 0.2%포인트 인상했지만 이미 순위는 바뀐 뒤였다. 저축은행업계 전반의 수신 감소세 속에서 OK저축은행이 상대적으로 선방한 결과다.
하지만 자산 순위 변동과 달리 수익성에서는 여전히 SBI저축은행이 앞선다. SBI저축은행 1분기 당기순이익은 201억원으로 OK저축은행 114억원의 1.8배에 달한다. 총자산순이익률에서도 SBI저축은행이 OK저축은행을 크게 웃돌고 있다.
건전성 지표는 두 행 간 차이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OK저축은행 1분기 전체 연체율은 9.08%로 SBI저축은행 4.61%의 2배 수준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율 격차는 더 크다. OK저축은행 9.64%, SBI저축은행 2.87%로 3배 이상 벌어진다.
자본 여력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OK저축은행 13.35%, SBI저축은행 17.81%로 집계됐다. 두 행 모두 법정 기준을 상회하지만, SBI저축은행의 자본 여력이 훨씬 풍부하다.
한편, 저축은행업계 전체는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전국 79개 저축은행 1분기 순이익은 440억원으로 전년 동기 1543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선제적 대손충당금 적립 효과로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3000억원가량 줄어든 것이 주효했다.
그러나 연체율 상승세는 여전한 부담 요소다. 업계 평균 연체율은 9%로 전년 말 8.52%보다 0.48%포인트 상승했다. 경기 침체로 채무자 상환 능력이 저하되면서 연체 여신 규모가 늘어나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감독원은 최근 OK저축은행 등 10여 개 업체를 대상으로 현장 조사를 진행하며 건전성 관리에 나서고 있다. 자산 규모 1위 등극에도 불구하고 OK저축은행이 당국의 집중 관리 대상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업계에서는 자산 순위보다 건전성 개선이 더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부실채권 정리와 리스크 관리 강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아영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