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적분할 '승부수 던졌다'..."29조원 현금 조달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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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적분할 '승부수 던졌다'..."29조원 현금 조달 가능"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5.05.23 0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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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바이오로직스 분할로 완성된 이중 지배구조…이재용 지배력 강화
- "삼성물산이 삼성에피스홀딩스 및 삼성전자 지배력 높일 수 있는 옵션"
- 이재용, 바이오 강화 "반도체 성공 DNA를 바이오 신화로 이어가자"

[녹색경제신문 = 박근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중심으로 한 삼성그룹 지배력 강화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대주주가 삼성물산인 만큼 분할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로 삼성물산 자산가치도 덩달아 상승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지난 8일 미국 마시모 오디오사업부 5000억원에 인수, 14일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 플랙트 2조4000억원에 인수, 그리고 22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적분할 '삼성에피스홀딩스' 신설 등 삼성의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이재용 회장에게 관심이 모아진다.

삼성그룹의 바이오 계열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2일 이사회를 열고 사업 영역을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과 바이오시밀러(복제약)·신약 개발 사업으로 인적분할한다고 밝혔다. 

오는 10월 신설하는 삼성에피스홀딩스(가칭)가 바이오에피스(복제약·신약 개발)를 관할하는 방식으로 분리한다는 것.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순수 CDMO(위탁생산·개발) 회사가 되고, 순수 지주회사로 신설되는 삼성에피스홀딩스는 향후 바이오시밀러 기업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이재용(왼쪽 두번째) 삼성전자 회장이 2022년 10월 인천 송도의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모습.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급격한 글로벌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민첩하게 대응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양사가 각 사업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이번 분할을 결정했다”며 “양사 모두가 성장을 가속해 글로벌 톱티어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인적분할은 바이오 사업부의 이해충돌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전망이다. 화이자·MSD·로슈·아스트라제네카·노바티스·GSK·일라이릴리 등 글로벌 제약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의약품 생산을 맡기면서도 복제약을 만드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경계해왔다. 신약개발 노하우와 제조 기술이 유출될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이번 분할을 독립 의사결정 체계를 더 공고히 함으로써 각각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 분할이 삼성물산을 정점으로 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일환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대주주는 삼성물산(지분 43.1%)이고, 삼성물산은 이재용 회장이 19.76% 지분을 보유한 사실상 삼성그룹 지주사 위상을 갖고 있다. 

이번 인적분할로 삼성물산→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에피스홀딩스→삼성바이오에피스라는 2중 통제 구조가 완성됐다. 기존에는 삼성물산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통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간접 지배하는 1단계 구조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삼성에피스홀딩스가 지주회사 형태로 신설됨에 따라 향후 상장 여부나 내부 지분 정리 등을 통해 이재용 회장의 통제력 보완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번 분할을 통해 기업가치가 재평가 되면 삼성물산의 자산 가치가 상승하게 된다. 따라서 삼성물산 최대주주인 이재용 회장의 자산가치도 상승하게 된다. 결국 이재용 회장의 삼성그룹 지배력 강화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아울러 삼성바이오로직스 및 삼성에피스홀딩스에서 발생하는 자금이 향후 지배구조 개편의 실탄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구조 재편은 물론 삼성그룹 미래 권력 지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이밖에도 삼성물산의 주가 제고를 고려한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주식시장은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이 증시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22일 기준 삼성물산의 PBR은 0.76배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적분할 소식으로 이틀간 13% 급등했지만 여전히 1배 이하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유승호 삼성바이오로직스 경영지원센터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에피스가 서로 윈윈(WIN-Win)하는 구조로 가야겠다는 배경 아래 (인적분할을) 시행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배구조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 모습

김수현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적분할 이후) 삼성물산이 삼성바이오 사업회사 지분을 지주회사에 현물출자하지 않고 제3자에게 일부 매각하는 경우를 고려할 수 있다"며 "삼성물산이 삼성바이오 사업회사 지분 가치 23조원 중 일부를 현물출자하지 않고 외부에 매각해 삼성전자 지분을 매입하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삼성물산 입장에서는 삼성에피스홀딩스를 지배하면서 동시에 삼성전자의 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옵션"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저평가된 지주회사 주가를 활용해 삼성전자로부터 삼성에피스홀딩스 지분을 추가 매입하는 전략도 가능하다"라고 덧붙였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74.3%를 보유하게 된다"며 "이후 삼성물산이 중간지주사인 삼성에피스홀딩스 지분을 매각하면 약 29조 6000억 원의 현금을 마련할 수 있고 삼성물산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고 진단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난 21일 기준 시가총액은 78조2914억원이다. 모회사인 삼성물산(23조6267억원)의 3.3배에 달한다. 이재용 회장에게 든든한 '효자' 사업으로 발돋움한 셈이다.

따라서, 지난 2월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의혹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이재용 회장이 바이오 사업에서 또 하나의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용 회장은 "반도체 성공 DNA를 바이오 신화로 이어가자"며 바이오 사업은 '제2의 반도체'로 키우겠다고 강조해왔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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