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축 세미나, “도급 내역서·수량 산출서 없이 계약하면 분쟁 불가피” 실무 조언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국내 최대 규모의 건축 산업 전문 전시회인 제68회 MBC건축박람회가 8일 경기 고양 킨텍스 제1전시장 3~5홀에서 개막했다. 건축자재, 전원주택, 인테리어, 조경 등 주요 건축 분야를 아우르는 이번 박람회는 11일까지 열린다.
2025년 상반기 건축 트렌드를 조망할 수 있는 이번 행사에는 스마트홈 플랫폼, 모듈러 건축 기업 등 최신 기술을 앞세운 업체들이 대거 참여했다. 중소 시공사와 건축자재 업체 간 기술 격차가 여전히 큰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참가 기업들은 모듈화 설계, 친환경 단열재, 자동화 시공 솔루션 등 새로운 제품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강조했다.
박람회 현장에서는 실무 중심의 기술 세미나도 함께 열렸다. 특히 ㈜마스원 기술사사무소 류보현 대표는 ‘도급계약서 작성 시 도급 내역서와 수량 산출서를 작성하는 이유’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해 업계 관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류 대표는 “표준 도급 계약서조차 없이 평당 계약만으로 공사가 이뤄지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며 “설계도면과 수량 산출서를 기초로 도급 내역서를 명확히 작성하고 이를 계약서에 첨부해야 향후 분쟁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최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민간 표준 도급 계약서에는 물가 변동을 품목 기준 또는 지수 기준 중 선택할 수 있도록 체크박스 항목이 추가됐다”며, “건축주는 이를 반드시 검토하고 계약 조건에 명시해야 예기치 못한 공사비 분쟁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1군 건설사도 예외는 아니다. 류 대표는 “남대문 인근의 한 대형 오피스텔 현장에서 도급 내역서를 금액조차 확정하지 않은 채 계약을 체결한 실제 사례가 있다"라며 “해당 현장은 지하 4층, 지상 20층 이상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였고, 초기에 연면적 기준으로 계약이 이뤄진 후 실시 설계 없이 공사가 진행됐다"고 했다.
해당 오피스텔은 준공 후 시공사가 ‘설계 변경 및 물가 상승’을 이유로 수백억 원을 청구하면서 법적 분쟁이 발생하게 됐다. 이렇게 법적분쟁에 들어갈 경우 법원은 '도급 계약서를 허술하게 계약한 잘못'이 건축주 혹은 조합에게도 있다고 보는 편이기 때문에, 입지 않아도 될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류 대표는 도급 계약서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며 “예를 들어 쌍용건설, 현대건설 같은 대형 시공사와 계약한다고 할지라도, 계약서 작성이 허술할 경우 분쟁에서 매우 불리해 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준공 후 정산 문제도 중요하게 다뤄졌다. 류 대표는 “공사 후 잔금 지급 시 정산 내역이 없으면 시공사가 청구한 기성금의 적절성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며 “설계 단계에서 수량 산출과 내역서를 정확히 마련해 두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분쟁 예방책”이라고 말했다.
이번 박람회는 건축 자재와 기술뿐 아니라 계약 관리 및 분쟁 예방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까지 제공하며, 건축업계 실무자들에게 중요한 학습의 장이 되고 있다.
문홍주 기자 re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