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영 농협은행장, 내부통제 강화에 총력... 인프라·사내문화 등 전면 재정비
업계 관계자 "내부통제 성과 창출 시 강 행장 리더십 취임 초부터 탄력받을 것"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NH농협은행이 올해 초 취임한 강태영 은행장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내부통제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프라와 사내문화 등 내부통제 시스템 전반을 개선해 '금융사고 제로(Zero)화'를 이뤄내겠다는 각오다. 내부통제 문제가 금융사 CEO의 성과를 가늠하는 핵심적인 요소로 부상하고 있는 만큼, 농협은행이 목표 달성에 다가설수록 강 행장의 입지도 한층 단단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농협은행의 금융사고 발생 건수는 전년 대비 12건 늘어난 16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5건 이상의 금융사고가 발생한 은행은 국내 15개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경남·부산·iM·제주·전북·광주·산업·기업·수출입·제일) 중 농협은행이 유일하다.
농협은행은 금융사고로 인한 피해액(453억7600만원)도 다른 은행보다 컸다. 지난해 국내 15개 은행 가운데 금융사고 피해액 규모가 400억원 이상인 곳은 KB국민은행(694억2300만원)과 농협은행뿐이다. 농협은행으로서는 지난해 내부통제 부문에서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표를 받게 된 셈이다.
여기에, 농협은행은 올해 역시 금융사고 발생 사실을 공시하며 아쉬움을 샀다.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지난 3일 204억9300만원 규모의 과다대출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알렸다. 농협은행 영업점에서 위탁한 대출상담사가 주택담보대출을 일으킬 때 감정가를 부풀려 대출을 내줬다는 내용이다. 해당 사고는 지난 2022년 2월부터 2023년 4월까지 발생했으며, 농협은행은 자체감사를 통해 이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금융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강 행장은 지난 1월 취임 직후부터 농협은행의 내부통제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강 행장은 지난 1월 취임식에서 "업무 재설계를 통해 모든 프로세스를 시스템화하고 취약점을 전면 재정비해 내부통제 강화와 금융사고 제로화를 실현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농협은행은 이 같은 강 행장의 리더십 하에 우선 내부통제 인프라를 대폭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5년 이상의 전문 경력자를 중심으로 준법감시 인력을 지난해 대비 두 배 가량 늘리는 동시에, 내부통제 조직도 기존 6개 팀에서 9개 팀으로 확대 개편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농협은행은 순회감사제도를 폐지하고 자점감사모니터링반을 신설하기도 했다. 일선 영업점에 대한 감사 시스템을 보강하기 위해 수기검사에서 디지털 상시감시로 전환한 것이다. 자점감사모니터링반은 이상 징후 거래에 대해서는 상시감시 시스템을 적극 가동하는 한편, 고위험 및 초고위험 자점감사 항목은 직접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농협은행은 금융사고에 대한 관리책임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내문화도 정비했다. 올해부터 관할 사무소에서 10억원 이상의 금융사고가 발생한 본부장에 대해 직권정지 및 대기발령 조치를 내리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와 관련해 업계 일각에서는 농협은행이 내부통제 측면에서 뚜렷한 성과를 만들어 낸다면 임기 초반부터 강 행장의 입지가 보다 탄탄해질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내부통제 성공 여부가 금융사 CEO의 경영 능력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로 점차 자리잡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 CEO의 공과를 논할 때 내부통제 항목에 별도의 평가 점수를 부여하는 기조가 확산되고 있다"며 "농협은행의 경우 내부통제 강화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과제인 터라 (내부통제) 성과가 확실하다면 강 행장의 리더십이 임기 초부터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강 행장은 지난달 현장경영의 일환으로 농협은행 광화문금융센터 등을 방문, 내부통제 시스템을 점검했다. 그날 강 행장은 "농협은행은 금융사고 예방에 전력을 기울이면서 변화와 혁신을 통해 고객의 신뢰와 인정을 받는 은행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