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가상자산 1거래소-1은행 규제 풀어야”…정치권에 제도 개선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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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가상자산 1거래소-1은행 규제 풀어야”…정치권에 제도 개선 촉구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5.04.09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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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은행 연동 다변화 필요성 제기…“소비자 선택권 확대·리스크 분산”
자본비율·금융사고 공시 제도 개선도 촉구…청년고용 예산 확대 요구
5대 시중은행 [제공=각 사]
5대 시중은행 [제공=각 사]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국내 주요 은행들이 정치권에 가상자산 거래소의 계좌 연동 규제인 ‘1거래소-1은행’ 체계를 폐지해 달라고 공식 건의했다. 변화하는 디지털 금융 환경에 맞춰 거래소가 다수 은행과 자유롭게 제휴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금융 리스크 분산은 물론 소비자 선택권 확대라는 점에서도 타당성이 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9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국민의힘 정무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과 조용병 은행연합회 회장을 비롯한 국내 주요 은행장들이 마주 앉았다. 이 자리에는 5대 시중은행장 외에도 지방은행을 대표해 전북은행장, 인터넷전문은행을 대표해 토스뱅크 행장까지 참석하면서 산업 전반의 의견을 반영한 자리로 무게감이 실렸다.

은행장들이 가장 강하게 피력한 요구는 가상자산 관련 제도 개선이었다. 현재는 가상자산 거래소가 단 하나의 은행과만 예치금 계좌 제휴를 맺을 수 있는 구조인데, 이를 다수 은행과 연동 가능하도록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은행들은 “현 제도는 거래소의 선택권을 제한할 뿐 아니라, 특정 은행에 리스크가 집중되는 부작용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가상자산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며, 업계 안팎에서 ‘1거래소-1은행’ 규제가 혁신을 저해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 거래소는 계좌 연동 파트너 은행을 구하지 못해 서비스에 제한을 받고 있으며, 사용자 역시 소수 은행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불편을 겪고 있다.

은행권은 이러한 상황을 해소하려면 경쟁력 있는 거래소들이 복수 은행과 계좌 연동을 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통해 거래소 간 경쟁은 물론, 은행 간 서비스 경쟁도 촉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계좌 실명 인증, 자금세탁방지(AML) 등 금융 보안 규제는 현행보다 강화해도 좋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자본비율 규제에 대한 완화 요청도 함께 나왔다. 은행들은 산업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기업 대출 등 ‘생산적 금융’에 대해서는 위험가중치를 낮춰 자본비율 지표에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건의했다. 이는 경기 활성화를 위한 유연한 금융정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또한, 금융사고 공시 방식에 대한 개편 요구도 나왔다. 현재는 사고 손실액 추정치와 실제 손실액을 구분하지 않고 합산해 공시하는 방식인데, 이로 인해 시장에 과도한 불안감을 줄 수 있다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은행들은 두 항목을 분리 공시하는 ‘이원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청년고용과 관련해서도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 현재 운영 중인 ‘청년고용 연계자금’은 총 1,500억 원 규모로, 전체 소상공인의 4%만이 혜택을 받을 수 있어 한계가 뚜렷하다. 은행들은 자금 지원 대상 확대와 예산 증액을 통해 실질적인 효과를 도모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구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정무위 간사는 “오늘 논의된 사안들은 정무위 차원에서 입법 여부를 검토하고, 필요시 정책적으로 해결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은행권의 요구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금융 소비자 보호와의 균형도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한편, 조용병 은행연합회 회장은 간담회에서 최근 미국 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조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수출기업을 위한 금융 지원책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피해 우려 기업에 대한 긴급 자금 지원을 위해 금융당국과 협의 중이며, 조만간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간담회는 금융 산업이 직면한 구조적 문제와 제도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된 중요한 장으로, 향후 입법·정책 변화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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