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농작물재해보험, 매년 지원 강화했다"
정부 지원 예산이 보험료 절반도 안돼 미수금↑...NH손보 건전성에 악영향 끼쳐
금융권 관계자 "지원을 늘려야"...미수금 별도의 회계 처리 도입 등 방안 생각해야
[녹색경제신문 = 유자인 기자] 이번 경북 산불이 149시간 만에 진화된 후 잠정 피해가 5조5000억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NH농협손해보험이 전담하는 농작물재해보험에서 NH손보가 지속적으로 손실을 보고 있어 지원을 늘리는 등 변화가 필요하지 않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산불로 피해 심각해... 경상북도 “농작물재해보험 매년 지원 강화했다”
31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경북 지역의 농작물재해보험 가입률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47.8%로 전국 평균(54.45%)보다 낮았다. 경남(49.1%) 역시 충남(63%)이나 전남(67.2%), 전북(68%)과 비교해 가입률이 낮은 편이다.
특히 경북 지역의 경우 이번에 산불 피해를 많이 입은 마늘과 표고버섯, 송이버섯 등은 가입률이 낮은 편이라고 알려져 있다. 경북연구원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0년에 이미 사과는 가입률이 94%에 달했지만 마늘은 당시 1%, 고추는 3.9%, 버섯은 2%에 그치는 등 가입율이 현저하게 낮았다.
NH농협손보가 운영 중인 농작물재해보험은 작물의 종류에 따라 버섯, 밭작물, 과수작물, 벼·맥류, 원예시설 등으로 나눠서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한 경상북도청 관계자는 “농작물재해보험의 경우 정부지원이 보험료의 50%를 차지한다”라며 “경상북도의 경우 지방자치단체가 일괄적으로 나머지 보험료 50% 중 35%를 지원하고 있다. 가입비용 같은 경우 버섯, 밭작물 등에 따라 상이하지만 농업인들은 15%만 납부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상북도는 매년 예산지원을 확대하고 있어 농업인 부담 경감과 보험 가입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중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상북도의 농작물재해보험 지원액의 경우 지난 2020년 2217억원에서 2024년에는 3022억원으로 늘어났다.
예산보다 더 큰 보험료에 NH손보 건전성 ‘휘청’...”지원 강화해야”
다만 피해가 굉장히 큰 만큼 NH손보의 재무건전성 하락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이는 농작물재해보험의 구조적 문제 때문이다.
정부가 지원하는 50%의 보험료 정산은 후불제로 이뤄지는데, 이 과정에서 부족분은 우선 농협이 부담하고 사업이 연 기준으로 종료됐을떄 처리된다. 가입이 예상보다 크게 늘거나 이번 산불 피해처럼 예상치 못한 재난이 닥치는 경우 미리 확정된 예산이 부족해 정산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정부가 줬어야 하는 지원금 중 부족분은 농협의 미수금으로 잡힌다. 농작물재해보험에 관한 미수금은 따로 공시하지는 않아 정확한 수치는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농협의 미수금을 분석해보면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지난 2020년 농협의 미수금은 4399억원에 달해 손해보험사 중 1위를 기록했는데, 같은 기간 농협보다 큰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은 미수금이 1200억~2100억원대에 그쳤다. 당시 농작물재해보험에서의 미수금만 2000억원이 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업정책보험금융원에 따르면 2020년 농작물재해보험 관련으로 배정된 예산은 3528억원, 전체 보험료는 7288억6200만원이었다. 보험료 절반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돈인 3644억3100만원이 전체 예산보다 컸기에 미수금이 쌓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농작물재해보험 예산은 6025억원으로 2020년 대비 1.7배 가량 늘었지만 가입도 늘어 지난해 7월 기준 가입보험료는 8447억3000만원, 정부가 지원할 몫은 4223억6500만원으로 산출된다. 이 예산이 모두 보험료 지원에만 쓰이지는 않는다는 점, 7월 기준으로 가입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6025억원의 예산도 미수금을 모두 정산하기엔 부족하다.
향후 예산이 늘면 기존에 처리하지 못한 미수금 정산이 가능하지만, 악화됐던 재무건전성이나 자산운용 등에 관한 기회비용이 고려되지 않는다.
실제로 NH손보는 5대 대형 손해보험사 평균에 비해 지급여력비율(K-ICS, 킥스)이 낮은 편이다.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5대 대형 손해보험사(삼성화재·DB손보·메리츠화재·KB손보·현대해상)의 평균 킥스비율은 193.1%로, NH손보의 175.75%와 17%포인트(p)차이가 났다.
이런 상황에서 사업 종료 후 정산되는 정부 지원사업으로 인한 미수금은 별도의 회계 처리를 도입해 사업자의 재무건전성 하락을 막고, 장기간 지속된 미수금 정산시 투자운용수익률 수준의 이자 지급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NH손보의 경우 어쩔 수 없이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다”며 “이상기후 등으로 이번 산불 같은 재난이 발생할 가능성이 점점 커져 가입자도 늘고 손실 규모도 커질 가능성이 있는데 이에 대한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농업 관련 연구자는 “기재부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농특세가 생각보다 안 걷히고 있고 화재로 인해 피해가 커서 미수금이 크게 발생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NH손보가 단기적으로는 유동성 문제를 겪게 되기에 해결이 필요하고, 장기간 지속된 미수금에 대해서는 이자를 지급하는 것도 한가지 해결방법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자인 기자 po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