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산엔지니어링 법정관리 신청, ‘의도적 법정관리’ 의혹?…구포강변뷰 조합원 피해 우려
상태바
벽산엔지니어링 법정관리 신청, ‘의도적 법정관리’ 의혹?…구포강변뷰 조합원 피해 우려
  • 문홍주 기자
  • 승인 2025.03.06 17: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벽산엔지니어링 부채비율 468.3%로 재무건전성 악화
- 지주택 착공 발표 2개월만에 법정관리, 과거 벽산건설 파산 사례와 유사한 행보 우려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주택 브랜드 '벽산블루밍'으로 알려진 벽산엔지니어링이 최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며 건설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는 과거 벽산건설의 파산 사례를 떠올리게 하며, 업계 전반의 위기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 부산 구포강변뷰 예상 조감도

특히 부산 ‘구포강변뷰’ 지역주택조합 사업을 수주한 직후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점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벽산엔지니어링은 작년 11월 구포 지역주택조합사업(지주택) 수주 후 올해 1월에 '2월 착공 계획'을 발표한 뒤 불과 2개월 만에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의도적 법정관리'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벽산엔지니어링 부채, 최근 법정관리 신동아건설보다 높은 수준

벽산엔지니어링은 2025년 3월 4일 서울회생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2023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468.3%로, 이는 건설사 적정 부채비율인 200%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이는 올해 초 법정관리를 신청한 신동아건설(428.8%)보다도 높은 수준으로, 재무건전성에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벽산엔지니어링의 이번 법정관리 신청은 과거 벽산건설의 파산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

벽산건설은 1958년 설립되어 한때 도급순위 15위까지 올랐던 중견 건설사였으나, 2010년 워크아웃에 들어갔고, 2012년 7월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다. 이후 3차례의 인수합병(M&A) 시도를 했으나 모두 실패하며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했으며, 2014년 4월 16일 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으며 56년의 역사를 마감했다.

이후 시장에 나온 벽산블루밍 브랜드를 벽산엔지니어링이 인수했다. 벽산엔지니어링은 국내 주택시장보다는 플랜트쪽에 집중했으나 최근 국내 주택시장 진출 재개를 발표한 바 있다.

이후 벽산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1월 부산 '구포강변뷰' 지역주택조합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되어 공동주택 350가구 및 오피스텔 22실 규모의 '구포 벽산블루밍' 착공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번 법정관리 신청으로 해당 사업 진행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채무 조정 vs 조합원 피해, 누가 책임질 것인가?

해당 프로젝트는 공동주택 350가구와 오피스텔 22실을 포함하는 사업으로, 조합 측은 이 사업의 안정적 추진을 위해 벽산엔지니어링을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불과 2개월 만인 3월 4일, 벽산엔지니어링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일반적으로 건설사가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한 직후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것은 이례적이다. 오히려 자금 조달과 공사 진행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벽산엔지니어링의 기존 채무는 재조정 또는 감면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문제는 조합원들이 이미 납입한 계약금과 분담금이 묶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만약 벽산엔지니어링이 법정관리 과정에서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거나 시공사 변경이 필요해질 경우, 추가 비용 부담은 고스란히 조합원들에게 전가될 수 있다.

법정관리 이후에도 벽산엔지니어링이 사업을 지속할지는 불확실하다. 과거 벽산건설의 사례처럼, 최종적으로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 파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과거 벽산건설은 법정관리 직전까지 신규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정상적인 경영을 유지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결국 파산에 이르며 투자자와 이해관계자들에게 큰 피해를 남겼다. 벽산엔지니어링 역시 구포강변뷰 수주 후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점에서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어, "같은 길을 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건설업계의 연이은 법정관리 신청, 악용 건설사 조사 필요

최근 들어 중견·중소 건설사들의 법정관리 신청이 이어지며 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는 건설경기 악화, 수익성 저하, 부채 증가 등의 요인으로 인해 재무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시기일 수록 법정관리를 악용하는 건설사들이 있는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건설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가 일부러 법정관리 카드를 활용해 공사비 조정을 시도하거나, 채무를 탕감받고 빠져나가는 사례가 반복된다면, 이는 명백한 기업 윤리 문제”라고 말했다.

또한 법정관리 신청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조합원들이다. 특히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일반 분양보다 리스크가 크고, 조합원들이 선납한 돈이 위험에 처하기 쉬운 구조이므로, 관련 법적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벽산엔지니어링의 이번 법정관리 신청이 재정난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었는지, 아니면 조합 리스크 회피와 공사비 증액을 위한 전략적 결정이었는지는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만약 기업이 의도적으로 법정관리를 이용해 채무를 조정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행위를 반복한다면, 이는 건설업계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다. 금융당국과 법원은 이번 사안을 면밀히 검토해, 벽산엔지니어링의 법정관리 과정이 공정하게 진행되는지 철저히 감시할 필요가 있다.

문홍주 기자  re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