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비은행 계열사 수익성은 '저조'... 하나카드·증권만 순익 성장
업계 관계자 "하나금융, 순익 4조·밸류업 지속 이행 위해 비은행 수익성↑ 필요"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탄탄한 이익체력과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 이행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과시했다. 지난해 3조7000억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수확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호실적을 바탕으로 '역대급' 주주환원 정책 또한 내놓았다. 다만, 하나금융이 '다음 단계'인 순이익 4조원 등을 달성하려면 비은행 수익성 강화가 필수라는 의견이 나온다.
6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하나금융의 지난해 연결 기준 순이익은 3조7388억원으로 전년 대비 9.3% 증가했다. 이는 기존 역대 최대 실적(2022년·3조5706억원)을 뛰어넘는 수치다.
구체적으로 보면 이자이익(8조7610억원)과 수수료이익(2조696억원)을 합한 그룹의 핵심이익은 10조8306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특히 수수료이익이 전년 대비 15.2% 늘어나며 실적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핵심 계열사인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해 순이익으로 전년 대비 3.5% 감소한 3조3564억원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하나금융은 "(그룹의 지난해 실적은) 대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증대와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이자이익의 감소에도 ▲고객 기반 확대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따른 수수료이익 증가 ▲선제적·체계적 리스크 관리 등에 힘입은 결과"라며 "(하나은행은)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와 환율 상승에 따른 환손실 등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지만 퇴직연금 적립금 증가, IB 수수료 확대, 영업점 외환 매매익 증대 등으로 견조한 영업력을 유지했다"고 자평했다.
하나금융은 이 같은 역대급 실적을 토대로 밸류업 계획 이행 의지를 불태우기도 했다. 앞서 지난 4일 하나금융은 지난해 실적 발표와 함께 올해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하나금융은 우선 올해부터 연간 현금배당총액 고정 및 분기 균등 현금배당을 실시해 배당 규모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자사주 매입·소각 확대를 통해 주당순이익(EPS), 주당순자산(BPS) 등 기업가치 측정의 핵심 지표를 개선하고 발행주식수 감소에 따른 주당 배당금의 점진적 증대도 도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하나금융은 올해 자사주 4000억원을 매입·소각하기로 했다. 그룹 출범 이후 최대 규모로, 2027년까지 총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하기 위한 주주환원책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하나금융이 이처럼 '화끈한' 주주환원책을 선보인 배경에는 호실적과 함께 견고한 보통주자본(CET1) 비율이 자리한다. 지난해 말 기준 하나금융의 CET1 비율은 13.13%로, 밸류업 계획 이행을 위한 목표 수준인 13~13.5% 구간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CET1 비율은 금융사의 손실흡수력을 나타내는 자본적정성 지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실적과 자본비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음으로써 밸류업 기반을 한층 강화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다음달 시작 예정인 두 번째 임기를 앞두고 자신의 역량을 성과로서 직접 증명해낸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관련 업계 일각에서는 하나금융의 지난해 실적에 부족한 부분도 없지는 않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하나금융이 지금처럼 순이익을 끌어올리면서 밸류업 계획을 흔들림 없이 지속하기 위해서는 비은행 수익성을 한 차원 확대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 비은행 계열사의 순이익 기여도가 2021년만해도 33% 수준이었다는 점을 생각해봐야 한다"며 "하나금융이 '순익 4조 클럽'에 가입하고 밸류업 계획을 이어나가려면 비은행 수익성 강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하나금융의 6개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순이익 성장을 이룬 곳은 하나증권과 하나카드뿐이었다. 하나증권(2251억원)은 2023년 2924억원 적자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흑자전환했으며, 하나카드(2217억원)는 순이익이 전년 대비 29.6% 증가했다.
반면, 하나캐피탈(1163억원)과 하나자산신탁(1163억원)은 전년 대비 각각 44.5%와 27.3% 순이익이 줄었다. 여기에, 하나저축은행(-322억원)은 전년과 비교해 적자폭이 2배 이상 증가했으며, 하나생명(-7억원)은 2023년 순이익으로 54억원을 거뒀으나 지난해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그룹 순이익에서 비은행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의 경우 약 16%로 2023년 4.7%에서 10%p 이상 늘어나기는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2023년 하나증권의 대규모 적자로 비은행 기여분이 급감한 것에 따른 기저효과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와 함께 흑자전환에 성공한 하나증권의 수익성이 '체급' 대비 떨어진다는 점도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아쉬운 부분으로 꼽힌다.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 자기자본이 5조8000억원 이상인 하나증권과 2조4000억원 규모인 하나카드의 순이익 격차가 34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은 꼼꼼히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박종무 하나금융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 4일 진행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 수준을 보면 기초체력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비은행 계열사가 2021년 수준의 수익을 달성하게 되면 그룹 전체의 자기자본이익률(ROE) 제고에도 상당히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