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평가기관 간 등급 편차 있어···동일 기업 평가결과 큰 차이
투자자들 "평가기관별 상이한 평가 결과로 ESG 성과 판단 어려워" 지적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국내외 주요 ESG 평가기관의 2024년 평가 결과와 국민연금의 2024년 하반기 거래 증권사 선정 결과를 비교 분석한 결과, ESG 평가 상위권 기업이 반드시 거래증권사 1등급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평가기관 간 등급 편차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은 지난 6월 2024년 하반기 거래증권사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1등급에는 CGSI증권, KB증권, 다이와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6개 사가 이름을 올렸으며, 2등급에는 CLSA코리아증권, NH투자증권, 맥쿼리증권, 메리츠증권, 모간스탠리증권, 미래에셋증권, 신영증권, 유안타증권 등 8개 사가 선정됐다.
국민연금은 증권사의 책임투자 강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거래증권사 선정 기준에서 ESG 항목을 강화하고, 관련 배점을 5점에서 10점으로 올렸다고 밝혔다. 세부 항목으로 ESG 관련 보고서 발행 건수를 평가하는 '책임투자보고서'는 2점에서 4점으로, ESG 정보공개를 평가하는 'ESG 경영'은 3점에서 6점으로 상향하고, 항목도 '책임투자 및 사회적 책임 배점'에서 '책임투자 및 ESG 경영'으로 변경해 선정 과정에서 ESG의 중요성을 높였다.
그러나 올해 국내외 주요 ESG 평가기관의 증권사 ESG 평가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는 가운데, 국민연금 거래증권사 선정 결과 간 그리고 국내외 평가 기관 간 평가 결과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 ESG포털과 각 사에 따르면 서스틴베스트 2024년 하반기 ESG 우수기업 선정 결과 미래에셋증권이 AA 등급(전체 5위)으로 금융업계 1위를 차지했다. 한화투자증권(18위)과 삼성증권(21위)이 A등급으로 뒤를 이었고, 현대차증권(35위)과 교보증권(38위)도 상위권에 진입했다. 반면 NH투자증권은 BB 등급을 받아 우수기업 명단에서 제외됐다.
한국ESG기준원(이하 KCGS) 평가에서는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한화투자증권, NH투자증권이 A등급으로 증권사 중 가장 높은 등급을 받았다. 교보증권, 대신증권, 현대차증권은 B+등급을 기록했다.
S&P의 ESG 평가는 국내 평가와 차이를 보였다. 100점 만점 체계에서 삼성증권이 73점으로 최고점을 받았고, 미래에셋증권이 70점으로 뒤를 이었다. 뒤를 이어 NH투자증권이 36점, 한화투자증권이 35점, 교보증권이 26점을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평가기관 간 상관관계다. 한국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평가기관인 서스틴베스트와 KCGS의 ESG 점수 상관계수는 0.7로 높지만, 국내 평가기관과 S&P 간 상관계수는 0.03~0.641로 큰 격차를 보였다.
올해 평가 결과를 정리하면, 미래에셋증권은 서스틴베스트(5위), KCGS(A등급), S&P(70점) 등 모든 평가에서 상위권을 유지했으나, KCGS(C등급)와 S&P(11점) 등에서 낮은 ESG 평가 등급을 받은 유안타증권 및 신영증권과 함께 국민연금 거래 증권사 2등급에 선정됐다.
한편, NH투자증권은 KCGS에서 A등급을 받았으나, 서스틴베스트에서는 BB 등급, S&P에서는 36점을 기록해 평가기관 간 가장 큰 점수 차이를 나타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2024년도에는 서스틴베스트에서 금융배출량 등 기후 관련 대응이 일시적으로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며 "내년에는 지속가능성 공시를 위한 기후 시나리오 분석 등 기후 공시 고도화를 통해 ESG평가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평가기관별 등급 격차가 정보 접근성과 평가 방법론의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했다. 국내 평가기관은 기업의 상세한 비재무 정보를 활용할 수 있지만, 해외 평가기관은 국내 시장의 특수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ESG 경영을 충실히 이행하는 기업은 대체로 평가기관과 관계없이 우수한 결과를 받지만, 일부 기업은 평가기관별 정보 접근성과 분석 방법, 점수 체계 차이로 인해 동일 평가연도에도 큰 등급 차이를 나타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평가 결과의 불일치로 투자자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며 "블랙록 등의 같은 글로벌 투자기관들은 ESG 평가 점수와 자체 리서치를 결합해 리스크를 분석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아영 기자 f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