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실적 발표 이후 이자장사 논란 재점화... 노조·정치권 등 비판 잇달아
전북·광주銀 예대금리차 은행권에서 가장 높아... JB금융 "주 영업권의 경제 특성 때문"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올 3분기 호실적을 거둔 JB금융그룹이 다시 한번 이자장사 논란에 휩싸였다. 노동조합과 정치권 등의 비판이 잇따르는 가운데, JB금융의 양대산맥인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실제로 은행권에서 예대금리차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JB금융은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으로 5631억원을 수확했다. 이는 전년 동기(5075억원) 대비 14.1% 증가한 수치로, 3분기 누적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같은 기간 3분기 별도 순이익 역시 1930억원으로 15.4% 늘어나며 증권가 추정치(1809억원)를 넘어섰다.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셈이다.
이익 성장 덕분에 수익성 지표 역시 상승했다. 올 3분기 말 기준 JB금융의 ROA(총자산이익률)는 전년 동기(1.11%) 대비 0.07%p 증가한 1.18%로, ROE(자기자본이익률)는 1.0%p 늘어난 14.7%로 각각 집계됐다.
건전성 또한 일정 부분 개선됐다. 그간 건전성을 약점으로 지적받아온 JB금융 입장에서는 실적 성장만큼이나 고무적인 부분이다. JB금융의 올 3분기 말 기준 연체율은 0.86%로 전년 동기 대비 0.20%p 떨어졌으며,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의 경우 0.90%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05%p 상승했지만 직전 분기보다는 0.01%p 낮아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올 3분기) JB금융이 수익성과 건전성을 함께 끌어올리면서 지방금융 중 가장 돋보이는 실적을 달성했다"며 "증권가 등에서 JB금융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추세라면 JB금융이 올해 연간 순이익으로 실적 기록을 재차 경신하지 않을까 싶다"며 "지역 경기 침체 탓에 지방금융이 전반적으로 고전하는 상황이지만 JB금융만은 순항하는 모양새"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JB금융의 이 같은 호실적은 최근 이자장사 논란이라는 역풍을 불러왔다. 노조와 정치권 등이 연이어 JB금융의 핵심 계열사인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높은 순이자마진(NIM) 등을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순이자마진은 은행이 대출 등에서 벌어들이는 이자수익에서 예금자에게 지급하는 이자비용을 뺀 뒤 이를 총 자산으로 나눈 수치다. 때문에 순이자마진이 높다는 것은 은행의 대출 관련 수익성은 높지만, 은행에 돈을 맡긴 고객의 수익성은 낮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지난 20일 광주은행 노조는 '김기홍 JB금융 회장 3연임 저지 시위'에서 "JB금융이 거둔 수천억원의 수익은 다른 은행보다 높은 순이자마진, 즉 예대차에 따른 이자장사 실적"이라며 "지역은행 경영은 대외지표 숫자 맞추기가 아닌 지역자금의 역외 유출을 막고 지역경제와 금융을 지역민과 함께 활성화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뒤를 이어 진보당은 27일 성명서를 통해 "광주은행의 순이익 대부분은 광주시민을 대상으로 고금리 이자 장사를 해서 벌어들인 것"이라며 "JB금융이 당장 해야 할 일은 고금리 이자 장사를 중단하고 금리를 낮춰 서민과 중소상공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JB금융의 이자장사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금융권 안팎에서 지적이 줄을 잇고 있다. 일례로, 지난 5월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전북자치도의회 의원은 "(JB금융이) 고금리 이자를 통한 수익으로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있다"며 "지역민을 상대로 고리대금업과 다름없는 돈놀이를 해 수익을 확대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꼬집기도 했다.
실제로 JB금융의 핵심 계열사인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순이자마진은 올 3분기 기준 각각 2.63%와 2.65%로 같은 지방은행인 경남은행(1.81%)과 부산은행(1.87%)보다 높다. 예대금리차가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덕분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 9월 정책서민금융(햇살론뱅크·햇살론15·안전망 대출 등)을 제외한 두 은행의 가계대출 예대금리차는 전북은행이 5.00p%, 광주은행이 2.60%p로 이는 전체 19개 은행 중 각각 1위와 2위에 해당한다.
이와 관련해 JB금융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주 영업권의 경제 특성으로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지역 내 영세기업 및 소상공인 대상 대출이 시중은행 대비 많은 편"이라며 "(순이자마진 등이 높은 것은) 서민금융지원 목적의 중금리 대출과 정책자금 비중이 타사 대비 높은 상황에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