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건전성 '순탄'... 해외 시장·신사업·이슈 관리 등에서도 소기의 성과 내
대규모 금융사고 등 막판 변수 없다면 백 행장 연임 유력하다는 관측 나와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백종일 전북은행장이 올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수익성과 건전성은 물론이고 해외 시장, 신사업, 이슈 관리 등 '플러스 알파'까지 고루 챙기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대규모 금융사고와 같은 막판 변수가 없다면 백 행장의 연임이 유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북은행은 백 행장의 임기 첫 해인 지난해 204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년도에 달성한 역대 최대치의 순익(2051억원)에 준하는 실적이다.
올해의 경우 '기록 경신'이 예상된다. 전북은행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11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늘었다. 같은 기간 모기업인 JB금융지주가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순이익(3701억원)을 거두는 데 전북은행의 기여도가 적지 않았다. 하반기에도 현재의 상승세를 유지한다면 전북은행은 다시 한번 연간 최대 순이익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숙제로 꼽히던 건전성 관리에 성공하고 있다는 점도 백 행장의 성과 중 하나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전북은행의 연체율은 0.95%로 직전 분기 대비 0.61%p 줄었다. 백 행장 체제에서 연체율이 1% 아래로 내려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체율 상승세가 꺾인 만큼 전북은행은 지금까지 집중해온 중저신용자 대출 중심의 수익성 전략을 이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백 행장이 은행장 평가의 기본 항목인 수익성 및 건전성 관리 부문에서 우수한 모습을 보여준 셈"이라며 "업계에서 백 행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이유"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전북은행이 해외 시장, 신사업, 이슈 관리 등 다양한 영역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도 백 행장의 입지에 힘을 싣는다.
먼저 해외 시장의 경우 자회사인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이 백 행장 취임 이후에도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프놈펜상업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344억원으로 직전년도 대비 14.3% 증가했으며 올 상반기 또한 16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증가했다.
이는 전북은행장 취임 전 프놈펜상업은행장을 역임한 백 행장의 수완이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백 행장은 프놈펜상업은행장 시절인 2021년과 2022년 프놈펜상업은행의 순이익을 매해 늘렸다. 프놈펜상업은행의 순이익은 2020년 202억원에서 2021년 208억원으로 소폭 늘었고 2022년에는 301억원으로 급증했다.
아울러 전북은행은 백 행장의 지휘 하에 JB금융지주의 핀테크 시너지 확대 전략에도 발을 맞추고 있다. 대출 비교 플랫폼 기업 핀다와 해외송급 스타트업 한패스의 지분을 각각 10%와 5% 인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증권사와 사모펀드(PE) 등을 두루 거치며 투자와 제휴 등에서 내공을 쌓은 백 행장의 강점이 위력을 발휘한 셈이다.
여기에 전북은행을 괴롭히던 '논란'을 일정 부분 진화했다는 점 역시 백 행장에게는 고무적인 성과다. 그간 전북은행은 지역민을 상대로 이자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해 전북은행의 예대금리차가 전국 19대 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6.63%p에 달했던 탓이다.
그러나 해당 논란은 최근 들어 일단 진정되는 형국이다. 지난해 전북은행이 새희망홀씨 등 정책서민금융 상품에 전체 은행권 중 두 번째로 많은 8273억원을 공급했다는 점과 올해 지역재투자 평가에서 지방은행 부문 최우수 등급에 선정됐다는 점 등이 알려지고 있는 덕분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백 행장이 상생 금융을 바탕으로 부정적인 이슈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이자장사 논란 때문에 전북은행을 향한 시선이 곱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최근에는 좋은 방향으로 분위기 변화가 감지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성과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백 행장의 연임 기상도가 '쾌청'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백 행장이 취임 이후 다방면에서 경영능력을 입증한 터라 대내외적인 지지기반이 탄탄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또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성과가 견고한 데다가 특별히 부족한 점도 없어 백 행장을 다시 한번 믿어보자는 목소리가 전북은행 안팎에서 클 것"이라며 "잔여 임기 동안 대규모 금융사고와 같은 강력한 내부통제 문제가 불거지지 않는다면 백 행장이 예상대로 연임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