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률 관리 과제로 주어져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지방은행들이 외국인 고객 모시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 체류 외국인 250만명 시대를 맞아 고객층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업계는 지방은행이 시중은행에게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회라고 바라본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경남은행은 국내 거주 중인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신용대출 판매를 시작했다. 대출 한도는 3000만원이고 최저 5.9%부터 최고 15%까지 금리가 적용된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박상호 경남은행 고객마케팅본부 상무는 "경상남도는 경기도를 제외하면 외국인 근로자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노동시장 구조 변화로 증가하는 외국인 근로자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외국인 신용대출을 출시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전북은행의 경우 지난 2016년 국내 최초로 외국인 대상 신용대출 서비스를 출시했다. 지난해에는 외국인 대상 비대면 대출 서비스 시장에도 진출했다.
더불어 수원, 동대문 등에 위치한 외국인 금융센터를 핵심 점포로 삼고 현지 직원을 채용했다. 평일에 은행을 방문하기를 어려워하는 고객들을 위해 주말 영업도 시작했다.
전북은행은 외국인 대출 시장에서 가장 앞서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전북은행의 모회사인 JB금융의 외국인 신용대출을 사용하는 고객은 3만4623명으로 전체 잔액은 319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규모가 2배 이상 증가했다. JB금융의 외국인 근로자 대출 금리는 올해 상반기 기준 14.64%로 수익성 역시 좋다.
다만 전북은행과 경남은행이 외국인 대출을 통해 실적 성장을 노리는 것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부실률이 높아질 수 있어 리스크가 크다는 것이다. 광주은행에서도 외국인 대상 대출을 선보이는 것을 준비하자 조직 내부에서 반대의견이 제기됐다.
박만 광주은행 노조위원장은 "최근에는 취업비자를 가진 외국인들을 상대로 하는 대출을 준비하고 있는데 시중은행은 리스크가 있어 하지 않는 위험한 정책"이라며 "NIM 정책처럼 금리를 높게 받는 것으로, 물론 이익은 날 수 있겠지만 그만큼 부실률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외국인의 경우 갑작스럽게 본국으로 출국하는 등 대출부실 이후 채권추심을 통한 회수 가능성이 희박하단 관측이 나온다. 시중은행이 외국인 대출에 대해 보수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이유도 같다.
그럼에도 지방은행은 장기적으로 시중은행과 차별화를 이뤄내며 여신 확장을 도모하기 위해선 외국인 대출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주저하는 사이 지방은행들이 외국인 금융의 큰 파이를 차지하고 있는 모양새"라면서 "다만 부실률을 줄이기 위해 대출 심사 등을 까다롭게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