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금융감독원이 무차입공매도 방지를 위한 전산화 방안의 첫걸음으로 대규모 공매도 거래법인을 대상으로 등록번호 발급 서비스를 시작한다.

금감원은 6일 공매도 잔고가 0.01% 또는 10억 원 이상인 대규모 공매도 거래법인을 대상으로 오는 7일부터 등록번호 발급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6월 발표된 '공매도 제도개선 방안'의 핵심 후속 조치다.

금융당국은 오는 3월 31일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무차입 공매도 예방과 사후 점검을 위한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조치로 무차입공매도 차단을 위한 전산 설비 구축이 의무화된 법인은 반드시 등록번호를 발급받아야 한다. 다만 상장 주권을 사전에 계좌에 입고한 뒤 공매도를 진행하는 '사전 입고 후 거래'는 무차입공매도 위험이 미미해 발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등록번호를 신청하려는 공매도 거래법인은 법인 정보와 함께 독립 거래 단위별 계좌 정보를 금감원에 제출해야 한다. 금감원은 투자자의 실체성과 독립 거래단위의 요건 충족 여부를 면밀히 심사한 후 각각의 등록번호를 부여할 방침이다.

발급 체계는 법인·독립거래단위·유동성공급자로 구분되며, 각 단위별로 개별 등록번호가 발급된다. 특히 신탁이나 투자일임 계약 등 법인 고유재산이 아닌 투자자 재산은 각각의 재산별로 별도 등록번호를 받아야 한다.

공매도 등록번호는 한국거래소의 공매도 중앙점검시스템(NSDS)을 통해 실시간으로 관리된다. 투자자가 여러 증권사나 계좌를 이용하더라도 NSDS는 등록번호를 기반으로 모든 거래정보를 통합 집계해 불법 무차입공매도를 즉시 탐지할 수 있다.

거래소는 시스템의 완벽한 안정화를 위해 국내외 주요 기관투자자 30여 곳과 연계 테스트를 진행한 후, 3월부터는 모의시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기관별 잔고관리시스템 구축 완료 순서에 따라 등록번호를 순차적으로 발급한다.

금감원은 "이번 조치로 실체성 있는 투자자만이 대규모 공매도 거래를 하도록 허용해 거래 투명성이 제고될 것"이라며 "NSDS가 등록번호를 통해 법인과 독립 거래 단위별 모든 거래내역을 집계함으로써 빈틈없는 불법 공매도 감시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