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뱅크 정상화 총력 기울여
인도 시장 네트워크 확장
이재근 국민은행장의 임기가 올 연말 만료된다. 이 행장은 지난 2021년 KB국민은행장에 선임됐다. 시중은행장 가운데 가장 젊어 KB국민은행 세대교체의 선봉장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이 행장은 실적 개선과 함께 디지털 전환 측면에서 큰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이 행장의 임기 내 성과를 국내, 해외, ESG 등 3개 주요 영역에서 꼼꼼히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註)>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이재근 국민은행장이 큰 위기인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사태를 수습해내는 데 성공하면서 위기관리 능력을 입증해냈다.
국민은행은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홍콩 ELS 최대 판매사라는 부담을 딛고 올해 3분기까지 호실적을 이어가는 중이다.
더불어 국민은행의 '아픈 손가락'인 인도네시아 자회사 KB뱅크(옛 부코핀은행) 역시 부실을 딛고 부활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홍콩 ELS 위기 극복하고 실적 회복
이 행장은 올해 홍콩 ELS 대규모 손실 악재 대응에 선방했단 평가를 받는다.
이 행장은 그룹 내 홍콩 ELS 사태와 내부통제 강화 등을 위해 지난 4월부터 비상대책위원회와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핵심 실행과제를 수립하고 과제별 진행 상황을 보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은 ELS 배상으로 인해 1분기 순이익은 급감했지만 한 분기만에 실적 회복을 이뤄냈다.
국민은행의 지난 2분기 순이익은 1조1164억원으로 1분기보다 187% 늘었다.
업계는 홍콩 ELS가 준 재무적 부진을 이 행장이 2분기에 만회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 행장의 리스크 관리 능력이 힘을 발휘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홍콩 ELS 손실이 예상되자 신용손실충당금 1조6081억원을 적립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홍콩 ELS 투자자 배상금은 8600억원에 그쳤다.
신용손실충당금에서 투자자 배상금 충격을 상쇄하고도 남을 신용손실충당금을 쌓았기 때문에 올해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3493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54.5% 감소한 수치다.
이에 업계에선 수익성과 건전성을 개선한다면 이 행장의 추가 연임이 충분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인도네시아 KB뱅크 정상화 노력
국민은행 산하 인도네시아 KB뱅크(옛 부코핀은행)은 지속적으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6월 말까지 1조5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상태다.
그럼에도 국민은행 측은 KB뱅크의 정상화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KB뱅크는 최근 3억달러 규모 글로벌본드(선순위 달러표시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앞서 KB뱅크는 채권 발행을 결정한 뒤 70여곳의 홍콩, 싱가포르 기관을 대상으로 3일 동안 마라톤 투자설명회를 연 바 있다.
큰손 투자자들은 지난 4년 동안 KB뱅크가 벌인 재무구조 개선과 부실 자산 축소를 비롯한 정상화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전해진다.
강남채 국민은행 부행장 역시 정상화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강 부행장은 최근 "내후년 흑자전환을 예상했는데 상황이 호전돼 내년으로 흑자전환을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측은 KB뱅크가 2021년 말 기준 부실여신 비율이 64.38%에서 올해 9월 기준 24.92%로 대폭 개선됐다고 밝혔다.
KB뱅크는 최근 영업채널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절감과 부실자산 정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1분기 KB뱅크의 부실자산 2조8700억 루피아(약 2385억원) 규모를 정리했다. 건정성 확보를 위해 자산유동화증권(ABS) 형태로 채권을 매각하거나 유동화했다.
▶인도서 신성장동력 모색
이 행장은 인도에서 신성장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14억명의 인구를 보유한 인도는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다.
국민은행은 인도 주요 경제 중심지인 첸나이와 푸네 지역에 신규 지점을 신설한다.
첸나이 지역에는 삼성전자와 현대차 공장이, 푸네에는 LG전자 등이 진출해 있어 기업금융을 지원함과 동시에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 지점은 여·수신 및 수출입금융 서비스와 함께 개인금융 및 디지털금융도 제공한다.
기존에 진출한 구루루람 지점과 연계해 인도 시장의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금융 솔루션을 선보이겠단 계획이다.
지난 2019년 구루구람 지점을 개점한 국민은행은 이번 지점 신설로 총 3개 영업점을 구축해 인도 시장의 네트워크를 확장하게 됐다.
지난 6월 인도 중앙은행(RBI)로부터 추가 지점 설립에 따른 본인가를 획득한지 4개월만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인도 시장은 잠재력이 매우 큰 시장으로, 이번 첸나이와 푸네지점 개설을 통해 인도 현지의 다양한 금융 니즈를 충족시켜 줄 것”이라며, “고객에게 혁신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금융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