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뱅킹 강화 두각 드러내
기관영업서 큰 성과 이뤄내
이재근 국민은행장의 임기가 올 연말 만료된다. 이 행장은 지난 2021년 KB국민은행장에 선임됐다. 시중은행장 가운데 가장 젊어 KB국민은행 세대교체의 선봉장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이 행장은 실적 개선과 함께 디지털 전환 측면에서 큰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이 행장의 임기 내 성과를 국내, 해외, ESG 등 3개 주요 영역에서 꼼꼼히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註)>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이재근 국민은행장 체제에서 국민은행의 순익 3조원 시대가 열렸다. 업계는 이 행장이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높인 것이 국민은행의 실적에 날개를 달았다는 평가다.
▶3조 클럽 가입하며 실적 개선
이 행장은 취임 첫해인 2022년 2조996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고 2023년에는 3조261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견인했다.
올해 역시 나쁘지 않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6179억원이다. 다만 1분기 ELS 손실 관련 대규모 충당부채 전입의 영향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살펴보면 국민은행은 영업이익 2조862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14.9% 늘어난 수치다.
국민은행의 영업이익이 개선한 이유로는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행이 부실 우려가 있는 대출금을 미리 비용으로 처리하는 계정)이 가장 먼저 꼽힌다. 올해 상반기까지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3493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54.5% 감소한 수치다.
▶디지털 뱅킹 강화 두각
이 행장의 리더십은 국민은행의 디지털 뱅킹 강화 측면에서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 행장은 2021년 11월 행장으로 선임된 뒤 "KB스타뱅킹 앱을 보완해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000만명을 달성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국민은행은 2021년 10월부터 KB스타뱅킹 앱을 전면 개편하면서 앱 통합 작업을 시작했는데, 2022년 6월 간편뱅킹앱 '리브'를 KB스타뱅킹에 통합하고 앱 통합 작업을 완료했다.
현재는 KB금융그룹 계열사의 80여개 금융 및 비금융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KB스타뱅킹의 MAU는 올해 상반기 기준 1200만명대를 돌파했다. 시장조사 플랫폼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KB스타뱅킹은 지난 8월 기준 국내 금융 앱 확보고객 순위 3위에 올랐다. 시중은행 앱 가운데 5위권 내에 자리한 것은 KB스타뱅킹이 유일하다.
더불어 국민은행은 KB스타뱅킹의 지속적인 서비스 강화와 함께 고객센터 혁신도 추진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모바일 화상상담 서비스' 고도화 프로젝트를 완료했다. 해당 서비스 도입을 통해 고객은 별도 프로그램 설치 없이 대면 채널 수준의 상담은 물론 상품 가입도 가능해졌다.
업계는 이와 같은 디지털 부문에서의 성과를 놓고 이 행장의 뚝심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이 행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디지털화가 심화될수록 금융의 미래는 비대면 채널을 중심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면서 "KB의 모든 서비스가 고객의 일상 속에 촘촘히 스며들 수 있는 강력한 KB만의 금융 플랫폼 생태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이를 위해 올해 초에는 디지털과 비대면 고객 접점 확보를 위해 '디지털사업그룹'을 신설하고, 데이터AI본부를 'AI데이터혁신본부'로 재편하기도 했다.
▶기관영업 새 이정표 세워
이 행장은 기관영업에서도 큰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꾸준히 힘을 쏟아온 것이 결실을 봤다. 이 행장은 직접 프리젠테이션(PT)에도 참가하며 리더십을 발휘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대한지방행정공제회는 지난 10월 새로운 주거래은행 우선협상대상자로 국민은행을 선정했다. 대한지방행정공제회는 지방공무원의 생활 안정과 복지 증진을 위해 설립된 기관으로 회원 수는 35만명, 자산 규모는 24조3000억원에 이른다.
국민은행은 이를 통해 막대한 저원가성 예금과 신규 고객을 동시에 확보하게 됐다.
국민은행은 협상이 타결되면 2025년 8월부터 2030년 7월 말까지 5년 동안 주거래은행 업무를 맡게 될 예정이다. 자금 집행 및 입출금 지원, 자금관리시스템의 구축·유지·관리, 대출 상품 지원 등이 주요 업무다.
국민은행은 이번 대한지방행정공제회 주거래은행 유치전에서 총 3개 은행과 경쟁해 승리했다. 업계는 뛰어난 자금관리시스템 구축 역량을 갖춘 점이 좋은 점수를 얻었다는 평가다.
이처럼 이 행장은 공공기관과 교육시설 등 기관을 상대로 한 영업활동에서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2023년 11월에도 서울대학교와 함께 양 기관의 공동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더불어 2022년에는 수원지방법원, 인천지방법원 공탁금 보관은행과 서울시 도봉구, 동작구, 동대문구 1금고은행으로 선정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민은행은 이전까지 기관영업 성과는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재근 행장 취임 후 완전히 뒤바뀐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이 행장이 임직원들에게 기관영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영업 현장을 직접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