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합종연횡에서 급한 불은 껐지만 여러 과제 남아있어
매각 통해 장기적인 경영 안전성 확보하는 것이 우선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HMM이 신규 해운동맹 ‘프리미어 얼라이언스’ 체제로 항로 강화에 나선 가운데, ‘새 주인 찾기’를 통한 장기적 경영 안전성 확보는 여전히 우선 과제로 남아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HMM은 최근 ‘2030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해운동맹 결성을 알렸다. HMM은 기존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 파트너인 ONE(일본), Yang Ming(대만)과 전략적 협력을 유지하기로 합의하고, 이들과 새로운 해운동맹 ‘프리미어 얼라이언스’를 결성했다.
동시에, 세계 1위 선사인 MSC(스위스)와 북유럽 및 지중해 항로에서의 선복교환 협력에 최종 합의했다. MSC와의 협력 기간은 2025년 2월부터 4년 동안이다.
HMM은 기존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에서 세계 5위 선사인 하팍로이드(독일)가 이탈하자, 새로운 해운동맹 구축을 필요로 해왔다. 하팍로이드를 제외한 나머지 3사의 선복량 점유율이 11% 수준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디 얼라이언스’에서 대부분의 유럽 항로를 하팍로이드가 운영해 온 탓에 하팍로이드의 부재를 충분히 보완하지 않으면 HMM의 유럽 노선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HMM이 ‘프리미어 얼라이언스 + MSC’ 협력 체제를 구축하면서, 하팍로이드의 부재를 MSC와의 협력으로 보완하는 구도가 갖춰졌다. 기존 동맹에서 하팍로이드가 운영하던 유럽 항로 선복량을 스위스 선사인 MSC와의 협력으로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써 HMM이 글로벌 합종연횡 구도에서 일단 급한 불을 껐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경배 HMM 대표는 "신규 협력체제는 다른 해운동맹 대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며 "그동안 동맹 내에서 유럽 영역을 주로 맡았던 하팍로이드의 빈자리는 스위스의 MSC와 협력하며 더 많은 항만과 항로를 확보해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HMM이 장기적으로 경영 안전성을 갖추고 항로 경쟁력을 추가적으로 제고하기 위해서는 매각을 통한 대주주 찾기가 선행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HMM은 2016년 유동성 위기로 채권단 관리를 받아오다가 7년 만에 시장에 매물로 나왔지만 지난 2월 하림그룹과의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매각 작업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HMM은 채권단 관리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구교훈 한국국제물류사협회 회장은 HMM 재매각에 대해 “국내 기업인 포스코와 독일 선사인 하팍로이드의 지배구조를 적절히 혼합한 ‘민간+공공’ 소유구조 형태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특히 “오너 일가 중심인 친족 경영체제로 인해 ESG 경영이 어려웠다”면서 “이로 인해 급변하는 국제 해운물류 시장에 제때 부응하지 못한 채 글로벌 경쟁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해운업에서 규모가 곧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만큼, 프리미어 얼라이언스의 규모 확장과 대서양·남미·아프리카 항로의 경쟁력 제고 등을 이루기 위해서는 대주주가 하루빨리 정해져 합리적 의사결정이 가능해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매각 이슈는 대주주들의 결정이 중요하다"며 "매각 시점 등에 관해서는 경영진이 이야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