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내년 1월 도입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세(이하 금투세)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당내에서 원안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과 '유예론'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자, 지도부는 오는 24일 당내 정책 토론회를 통해 의견을 정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가운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왜 당내 토론은 하면서 자신과의 토론엔 응하지 않느냐고 '생중계 토론'을 다시 한번 제안했다.
9일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민주당 최고위원 가운데 처음 공개적으로 금투세 유예론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금투세는 대한민국 주식시장을 선진화한 다음에 시행해도 늦지 않다"며 "현재 국내 증시 상황과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금투세를 무리하게 시행할 경우 주식시장에 참여한 1400만명 국민 다수의 투자 손실 우려 등 심리적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우리 주식시장을 육성해야 할 당위성이 크다"고 전하며 "부동산 위주 자산 증식 방법을 탈피하고 자본시장을 활성화해야 우리 기업의 자본조달이 쉬워져 우리 경제가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임금 소득 대비 부동산 가격이 너무 올라와 있는 상황에서는 자본시장이야말로 평범한 서민들의 계층이동 사다리"라고 밝힌 그는 "주식시장을 육성하고 활성화하는 것이야말로 선진 자본주의를 지향하는 우리 민주당의 궁극적 정책목표"라고 강조했다.
이 최고위원은 "금투세가 상당한 소득이 있는 경우에 과세한다고 하지만, 이 경우 소액투자자의 기대이익을 앗아갈 수 있단 점에서 많은 상실감을 느끼게 한다"며 "향후 시장에 대한 매력이 반감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2020년 여야가 합의로 금투세 도입을 추진하고 2022년 합의로 유예하는 과정과 관련해서도 "정부·국회는 당시 전제 조건으로 이 기간 상장기업 저평가 문제, 낮은 수익률 문제를 바꾸는 여러 노력을 기울이기로 합의했다"며 "현재 과세를 할만한 여건을 갖췄냐는 판단에 대해 다수 국민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 증시가 더 안정화되고 제대로 평가받아서 매력적인 시장이 된 이후에 금투세를 도입해도 늦지 않다"며 "본인과 같은 생각을 가진 민주당 의원들이 적지 않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이 최고위원은 "한동훈 대표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도 상법 개정에 적극 동의한 바 있다"며 "주식시장 선진화를 위한 진정성을 국민에게 보여줄 때"라고 강조했다.
나아영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