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삼성증권 자사주 활용 전망
삼성화재·삼성생명 등 밸류업 공시 다수 연기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국내 5대 증권사 중 유일하게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한 주주환원정책 또는 입장을 발표하지 않은삼성증권의 주주환원 확대 방안과 발표 시점을 두고 이목이 쏠린다.
업계는 최근 경쟁사들이 주주환원 확대 방안으로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상황에서 삼성증권 또한 자사주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분석이다.
또한, 삼성증권이 삼성 금융 계열사 가운데 자사주 활용이 상대적으로 쉬운 점도 자사주 활용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주주환원정책 발표 시기를 두고 업계는 오는 11월을 전망한다.
그러나 같은 삼성 금융 계열사인 삼성 생명과 삼성화재 등도 지난 2분기부터 다양한 사유로 현재까지 수 차례 연기되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주주환원정책이나 밸류업 공시 발표 시기는 아직 미정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5대 증권사 가운데 삼성증권을 제외한 모든 증권사가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한 주주환원 확대 방안과 견해를 밝혔다.
키움증권은 지난 5월 상장사 가운데 제일 먼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고 '3개년 중기 목표'로 ROE 15%, 주주환원율 30%,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상을 발표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2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고 단기적으로 2024년부터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 주주환원 성향 35% 이상,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사업 세전이익 5000억원 이상 창출, 2030년까지 자기주식 1억 주 이상 소각 계획을 발표했다.
NH투자증권은 상반기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 2011년 이후 13년 만에 약 7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기로 발표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자사주 소각을 통해 총주주환원율이 61.9%에 육박할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당분간 배당 확대 등을 통한 주주환원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주요 증권사들이 주주환원 확대 정책을 발표하면서 아직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하지 않은 삼성증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경쟁사들이 자사주를 활용한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하면서 업계는 삼성증권이 자사주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자사주를 활용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인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대표적인 주주가치 제고 방안으로 꼽힌다. 특히 자사주 소각의 경우, 주당순이익(EPS) 등 주당 가치를 계산할 때 분모인 주식 수가 줄면서 주당 가치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현대차증권 이홍재 애널리스스트는 “삼성증권은 2017년 이후 자사주 매입은 전무한 가운데 최근 35% 이상의 높은 배당 성향을 유지 중”이라며 “당장 급격히 총주주환원율이 상향될 가능성은 높게 보고 있지는 않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삼성 보험 계열사에서 제시한 목표치인 35~50% 총주주환원율에 근접한 수준까지 확대할 여지는 충분하다고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본 정책은 이 외에도 여러 요인을 고려해야 하나, 공격적인 가정을 적용하지 않는 이상 주주환원 확대가 주주가치 제고에 더 유리하다고 보인다”며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른 주주환원 규모 확대 기대감은 유효하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삼성증권이 삼성 금융 계열사 가운데 자사주 활용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점도 자사주 활용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이 연구원은 “삼성증권은 삼성 금융 계열사 중 상대적으로 자사주 활용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증권은 삼성화재 또는 삼성생명과 달리 자사주 활용에 삼성 금융 계열사 및 삼성전자 지배구조 관련 제약이 없는 점, 자본 유보 압력이 강하지 않은 점, 낮은 PBR로 주주가치 제고 효과가 더 높은 점 등으로 인해 삼성 금융 계열사 중 자사주 활용은 상대적으로 삼성증권의 자사주 활용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업계에선 삼성증권의 주주환원정책 발표 시기를 두고 11월 무렵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 발표 시점은 오는 11월로 예상한다"며 "삼성증권은 8월에도 가장 높은 상대주가수익률을 이어가고 있는데 이런 흐름은 11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 삼성 금융 계열사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도 이런 저런 사유로 지연되고 있다.
최근 삼성화재는 기업 가치 제고계획 공시와 관련해 "자사주와 관련한 삼성생명 자회사 편입 이슈, 3분기 자본시장법 시행령 시행에 따라 5% 이상 자사주 보유에 대해서 목적과 처리계획에 대해서 이사회의 승인을 받는 부분 등 때문에 자본정책과 밸류업 공시 검토가 지연되고 있다"면서 "검토가 끝나는 대로 예고 공시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나아영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