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활용하는 모습’에 대한 정의 모호
문화적 다양성 우려…”AI로 단일화될 것”
[녹색경제신문 = 우연주 기자] 애플에 이어 구글의 AI 광고도 역풍을 맞았다. 시청자들의 초기 반응은 감정적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문화적 함의와 AI의 역할에 대한 논의로 번지는 모양새다.
문제가 된 구글의 광고는 지난 7월 27일 공개됐다. 육상선수를 꿈꾸는 아이를 둔 아버지가 아이가 쓸 팬레터를 구글의 AI 제미나이에 의뢰하는 내용이다.
광고가 공개된 직후 온라인상에서는 불쾌감을 표현하는 글이 주를 이뤘다.
자유기고가 A씨는 X(구 트위터)에 “구글의 제미나이 광고는 화가 난다. 아이의 팬레터는 AI가 망가뜨려서는 안 되는 영역이다”고 썼다. 워싱턴 포스트의 칼럼니스트 알렉산드라 페트리는 “제미나이 광고를 볼 때마다 커다란 망치를 TV에 던져버리고 싶다”고 비난했다.
구글은 지난 3일(현지시각) 광고를 철회했지만 논란은 이어졌다. 보다 깊이있는 분석들도 등장했다.
셸리 파머 시라큐스 대학교 교수는 AI 때문에 문화적 다양성이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구글 광고에서 AI는 인간의 의사소통을 대신했다. 만약 구글의 말대로 정말 이런 미래가 온다면 동일화된 표현 방식만이 남을 것이다. 인간 개개인의 생각은 표현되지 않는 단일화된 문화만 남는 꼴이 될 것”이라고 자신의 블로그에 썼다.
인간의 감정적 표현을 AI가 대체할 수 있다는 주장이 현실적이지 않기 때문에 거부감을 준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파머 교수는 “(구글 광고와 같은) 묘사는 AI가 인간의 감정과 생각의 뉘앙스를 이해하고 전달하는 능력을 과대평가한다. 언뜻 보기에 AI 결과물이 그럴듯하지만, 개인적 표현에서 나오는 감정적 깊이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애플에 이어 구글도 AI를 과대평가하는 광고를 송출하면서, 기업들이 AI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 문제의 원인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IT 업계 관계자 B씨는 “제미나이 광고 사태의 근본 원인은 AI가 무엇인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에 있다. 기업들은 사람들이 AI를 잘 활용하는 모습을 광고에 담고 싶어하지만, 문제는 ‘잘 활용하는 모습’이라는 게 무엇인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연주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