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후 60세이상 인구 2000만명 예상...'고령화 특화 플랫폼 사업자' 주목
- 고령시장 주목해온 KB라이프·신한라이프·미래에셋생명, 아직은 개별사업 수준에 머물러
- 플랫폼 통해 보험·돌봄서비스·노후자산관리·월빙사업 등 종합적 제공 필요
[녹색경제신문 = 윤덕제 기자]생명보험사들은 고령화 대응을 위해 기존 비즈니스 모델의 획기적 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구구조의 고령화로 인해 그간의 단순 보험상품 판매 방식으로는 지속성장이 어렵기 때문이다. '고령층 특화 플랫폼'을 통해 보험상품뿐만 아니라 돌봄서비스, 자산관리, 웰빙사업 등 다양한 니즈를 종합적으로 충족시켜 줄 수 있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29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그나마 최근 들어서야 고령시장에 관심을 기울여 온 KB라이프, 신한라이프, 미래에셋생명 등 대표적인 생보사들도 요양서비스사업이나 자산관리 등의 개별사업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생보사의 성장지표인 수입보험료가 이미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 등 생보산업을 둘러싼 위기감은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아울러 최근 정부의 고령화 시대를 맞아 '시니어 레지던스 활성화'를 위한 규제 개선책도 제시되고 있어 이같은 주장에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생보사 한 관계자는 "급격한 저출생·고령화라는 인구구조 변화로 기존 주력상품이던 종신보험의 판매 저조 등 현재 생보사들의 수익성과 성장성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다만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건강보험 상품이나 성장잠재력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요양서비스 사업 등 시니어 관련 사업은 최근 들어서야 추진되고 있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통상 생명보험회사는 소비자가 젊었을 때 납부한 보험료를 채권 등 안전자산 투자를 통해 자산 운용한 후 그들이 나이가 들었을 때 보험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젊은층이 감소하고 고령층이 늘어나면 이같은 구조적 틀 속에서는 지속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유례없이 빠른 저출산·고령화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베이비붐 세대가 모두 60세 이상이 되는 2035년에는 60세 이상 인구수가 거의 2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30대부터 50대까지의 인구수를 합한 규모와 거의 비슷한 수치다.
다행히 최근 몇몇 보험사들은 노인요양, 실버타운, 신탁 등 개별 니즈별로 고령자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고령층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종합적 접근의 사업 형태라기에는 부족함이 많다는 지적이다.
이미 요양서비스를 핵심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KB라이프생명의 경우도 고령층 '돌봄서비스' 유형에 국한된 모습이다.
KB라이프생명은 자회사인 KB골든라이프케어를 통해 국내 금융사 가운데 선도적으로 요양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6년에 위례 빌리지, 2021년에 서초 빌리지를 개소했으며 오는 2025년에는 은평, 광교, 강동에 노인요양시설을 추가로 개소할 예정이다. 또한 지난해 12월에는 실버타운인 평창카운티를 선보이기도 했다.
신한라이프 역시 자회사인 신한라이프케어를 통해 시니어 관련 사업인 노인요양시설과 실버타운 사업을 펼치고 있다. 우선 2025년에 경기도 하남 미사에 60~7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노인요양시설을 건립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관리' 부문에서는 미래에셋생명의 고령자 특화 신탁상품이 눈에 띈다. 보험사로는 국내에서 최초로 신탁업 본인가를 획득한 미래에셋생명은 노노(NO老)안심신탁과 종활(終活)신탁(Well-ending trust)을 출시한 바 있다. 이 상품은 위탁자가 고령, 노인성 질환 등으로 의사능력에 문제가 생겨도 신탁계약을 통해 재산을 보호할 수 있는 신탁상품이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지난해 9월 국내 보험업계 최초로 노후를 위한 자산관리, 건강관리, 라이프 케어까지 아우르는 종합 은퇴솔루션 '360Future(퓨쳐)'를 출시하며 고령츠의 월빙관련사업에 관심을 드러냈다.
여기에는 건강관리를 포함해 시니어 질환 예방케어서비스, 자산관리서비스, 가족 지원 서비스, 등 총 29가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 들어 생명보험사들이 고령시장에 관심을 가지고 각각의 개별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이에 임준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생명보험사들은 지금까지의 단순 보험상품만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장기적으로 고령층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켜 줄 수 있어야 할 것"이라며 "시니어 고객을 별도의 세분화된 시장으로 구분해, 보험·돌봄서비스·노후자산관리·월빙사업 등을 종합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고령화 특화 플랫폼 사업자'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