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도의 ESG칼럼] 두산그룹 주주가치 훼손 논란, 자사주 소각만으로 해결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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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도의 ESG칼럼] 두산그룹 주주가치 훼손 논란, 자사주 소각만으로 해결될까?
  • 한영도 상명대 교수/ESG전문가
  • 승인 2024.07.29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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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소각외에 주식교환 비율의 합리적 재조정 등 적극적인 해결책 모색 필요
공정한 기업가치 평가 및 합병비율 결정, 엄격한 합병심사, 이사회의 책임강화, 관련법규정 개정 등으로 소액주주 보호장치 마련

최근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의 합병결정은 사회적으로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사업 경쟁력과 지배력 강화 등을 위한 그룹의 사업포트폴리오 개편전략의 일환으로 보이지만 이로 인해 소액주주들의 이익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 특히, 현재 적자기업인 두산로보틱스의 고평가된 주가를 기준으로 합병이 이루어진다면, 두산밥캣 주식가치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합병 의사결정과정에서 시가로 평가하여 산정한 양사간의 주식교환비율이 법적으로는 문제없지만 이사회는 양사의 본질가치와 성장성, 소액주주들의 보호와 공정한 대우등에 대한 고민을 했어야 했다. 양사의 재무상태, 경영성과 등을 면밀히 살펴보면 두산밥캣의 소액주주들의 반발은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두산로보틱스는 작년말 상장가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하였고 현재 영업손실 등으로 적자기업인 반면, 두산밥캣은 조단위 영업이익을 내는 우량기업이기 때문이다.

소액주주들의 거센 반발과 사회적 논란 등에 따라 두산그룹은 자사주 소각 방안을 제시하고 있으나 논란이 멈추지 않고 있다. 이러한 논란이 계속되면  소액주주들과 시장의 불신을 사게 되어  양사의 합병이 원활하게 진행되기 어려워 질 수 있을 것이다.

자사주 소각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두산밥캣의 자사주 소각은 두산로보틱스와의 합병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전략적인 선택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결정은 주주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회사의 이미지 훼손을 방지할 수 있는 중요한 조치일 수 있다. 그러나 자사주 소각만으로는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주식시장에서는 종종 주가가 기업의 본질가치 보다 과대평가나 과소평가 등이 발생할 수 있다. 기업의 실적이나 잠재력에 비해 주가가 지나치게 높거나 낮게 형성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현재 두산로보틱스의 주가는 과대평가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고, 반대로 두산밥캣은 주가가 저평가되어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전문가들도 현재 두산로보틱스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고평가되어 있어서 불공정 합병의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시가평가로 인해 발생하는 모순적 상황이 소액주주들에게 불이익을 초래하여 금융권과 정치권의 비판 역시 계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두산그룹은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주가치를 회복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으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내고 주식교환비율의 합리적 재조정 등 변화를 이끌어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대규모 기업 집단의 자회사간 합병의 경우,  지배력 강화, 기업들의 경쟁력 제고, 경영효율성 향상 등 다양한 이점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지배주주와 소액주주 간의 이해관계에서 갈등을 야기시킬 수 있다. 지배주주들은 합병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소액주주들은 손해를 보게 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경영진과 이사회가 지배주주의 이익을 우선하고 소액주주들의 보호를 등한시하는 것으로 코라아디스카운트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소액주주의 보호가 필요하다

두산그룹과 같이 소유지배구조의 개편을 위한 기업의 분리나 합병이 이뤄질 때, 소액주주들의 이익도 보호되어야 한다. 소액주주들은 일반적으로 기업의 소유권 비중이 적기 때문에 대주주나 경영진의 결정에 크게 영향을 받게 된다. 따라서, 소액주주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합병 과정에서 합병비율을 공정하게 결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공정한 합병비율은 모든 주주들에게 이익을 공평하게 분배하게 할 뿐만 아니라 기업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이를 위해서 합병 과정에서의 기업가치 평가는 중요한 요소로서,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소액주주들은 대부분이 기업의 내부 정보에 대한 접근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합병이 발생하더라도 실제로 기업의 가치가 어떻게 결정되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인수합병의 경우, 기업의 기업가치를 정확히 평가하고 이를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소액주주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고 보호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합병 과정에서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고, 기업과 소액주주 간의 신뢰를 증진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이사회의 역할과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통해 주주들이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어서 기업의 투명성도 높아지고, 투자자들과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또한 금융감독기관의 엄격한 심사 역시 필요하다. 증권신고서를 엄격하게 심사하여 불공정한 합병을 방지하는 것은 시장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이다. 이와 더불어 관련법규정의 개정을 통해 불공정한 합병을 예방하고 투자자들의 이익을 보호해야 할 것이다. 

두산그룹의 소유지배구조 개편 논란은 더 이상 두산그룹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 대규모 기업집단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구조적인 문제이다. 두산그룹 사안을 해결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본시장의 공정성 등의 확보를 위해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유사 사례의 재발을 막고 소액주주의 보호를 위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실제로 실행에 옮겨야 한다. 이를 통해 건강한 자본시장 환경을 조정하여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등으로 국내 자본시장 발전을 촉진해야 할 것이다.

 

한영도 상명대 교수/ESG전문가  bizstar20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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