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C 자회사 AI반도체용 글라스 기판 상용화 현장 둘러봐
- 최태원, 미국 빅테크 CEO 만나 'AI 밸류체인 리더십' 강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 출장 중인 가운데 SK바이오팜과 SKC 자회사 앱솔릭스 현지법인을 잇따라 찾아 반도체 소재, 바이오 등 미래사업 현장 점검에 나섰다.
최태원 회장은 바이오(Bio)·배터리(Battery)·반도체(Chip) 등 이른바 'BBC' 사업을 중심으로 SK그룹 성장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바 있어 미국 출장도 미래성장동력 점검 일환으로 보인다. 다만 최태원 회장이 최근 AI(인공지능)를 강조하고 있어 SK가 'ABC(AI·바이오·반도체)' 전략으로 바뀐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8일 SK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지난 2일(현지시간) 뉴저지에 위치한 SK바이오팜의 미국 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 본사를 찾아 뇌전증 혁신 신약 '세노바메이트' 미국 직판 상황 등을 점검했다.
'세노바메이트'는 최근 총 처방 환자수가 10만명을 돌파하며 뇌전증 영역에서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되고 있다는 평가다.
SK바이오팜은 최근 글로벌 빅파마의 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표적단백질분해치료제(TPD)의 핵심기술 보유사인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옛 프로테오반트)를 지난해 인수한 뒤 파이프라인 개발에 나서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최근 미국의 생물보안법 추진이 국가안보정책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대응 방안을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최태원 회장은 3일에는 조지아주 커빙턴시에 위치한 앱솔릭스를 찾아 글라스(유리) 기판 양산 공장을 둘러보고 사업 현황에 대해 보고받았다. 앱솔릭스는 SKC가 고성능 컴퓨팅용 반도체 글라스 기판 사업을 위해 2021년 설립한 자회사다.
글라스 기판은 AI반도체 산업이 급격하게 성장하는 가운데 반도체 패키지의 데이터 속도와 전력 소모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 최초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글라스 기판은 하반기 중 고객사 테스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반도체의 급격한 성장에 힘입어 고순도 유리 기판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도 미국 출장 중 만난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글라스 기판의 기술 경쟁력을 소개하며 세일즈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6월 22일부터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인텔 등 미국 빅테크 CEO들과 연쇄 회동하며 '글로벌 AI 파트너십' 구축 등에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앞서, 최태원 회장은 지난달 28일 29일 양일간 열린 '경영전략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지금 미국에서는 AI 말고는 할 얘기가 없다고 할 정도로 AI 관련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면서 SK그룹의 'AI 밸류체인 리더십' 강화를 강조했다. 특히 이번 회의에는 최태원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부사장)이 경영수업 일환으로 처음 참석해 관심을 모았다.
SK 관계자는 "앞으로 최태원 회장의 출장 결과를 바탕으로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 관련 멤버사가 빅테크 파트너사들과 함께 SK AI 생태계 경쟁력 강화를 위한 후속 논의 및 사업 협력에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