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타트업 발굴 및 투자 활동 수행···최근 Bright Machines 시리즈 C 투자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신한투자증권이 글로벌 비상장 혁신 기업 발굴과 투자라는 야심 찬 '아메리칸드림' 아래 지난 2022년 실리콘밸리 사무소의 문을 열었다.
그러나 2년이 되도록 '글로벌 비상장 혁신 기업 투자'의 그 어떤 구체적 성과도 들려오고 있지 않아 일각에선 성과가 없는 것이 아니냐라는 의혹마저 제기된다.
2일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베트남 및 인도네시아 법인의 괄목할 만한 성과와 미국 법인의 인수 금융 성과 등을 공개하는 신한투자증권이 미국 실리콘밸리 사무소 성과에 대해서만은 조용하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해외법인은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운영을 통해 현지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지만, 사무소의 경우 본사의 연장선으로 보조적인 역할만 수행중이며 직접적인 영업 활동을 하지 않는다.
국내 증권사 해외사업은 그간 투자은행(IB)과 트레이딩 부문을 중심으로 시장과 경쟁력을 확대해 왔다.
1984년 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의 미국 및 일본 사무소 설립을 시작으로 국내 증권사의 해외사업은 인수 금융으로 대표되는 IB 부문과 채권 중개 등으로 대표되는 트레이딩 부문을 중심으로 확장됐다.
이는 최근 동향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금융감독원이 조사한 '2023년 증권사 해외 지점 분포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 해외 현지법인 당기순이익 증가는 IB 및 트레이딩 부문의 이익 증가가 가장 크게 이바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의 해외 진출이 인수 금융과 브로커리지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2022년 VC 부문을 주요 사업 영역으로 미국 실리콘밸리에 사무소를 열었다.
최근 실리콘밸리 사무소는 자동화 물류 솔루션 제공 스타트업 'Bright Machines'의 1억 26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C 라운드에 블랙록,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함께 참여했다.
이외에도 지난 5월 호주 그린수소 스타트업 'Hysata'와 지난 2023년 미국 최대 배터리 재활용 스타트업 'Ascend Elements', 유럽 아이슬란드 바이오시밀러 기업 'Alvotech' 등에도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2일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미국 VC 및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면밀한 시장조사를 통해 지속성장 가능한 기업을 찾아 투자기회를 발굴할 것"이라며 "본사 및 그룹사로 투자기회를 연결하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실리콘밸리 사무소는 AI, 데이터센터, 로보틱스, 보안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 발굴에도 노력을 하고 있다. 그리고 우수 투자기회 자체 발굴을 위한 그룹사 지원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실리콘밸리 사무소는 스타트업 육성 플랫폼인 '신한 스퀘어브릿지' 글로벌 슛업 1기 행사 지원과 지난 6월 글로벌 슛업 2기 해외투자 로드쇼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슛업 프로그램'은 북미시장 진출모색과 현지 투자자, 업계 관계자 네트워킹을 통해 스타트업이 성장할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행사다.
한편, 신한투자증권은 초대 소장으로 실리콘밸리 VC 생태계에서 잔뼈가 굵은 정희준 소장을 영입한 바 있다.
정 소장은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인 크로센트 엔지니어, 미시간벤처캐피털 심사역을 역임하고 카네기멜런대 소프트웨어 석사 조지아텍 MBA를 졸업했다.
정 소장은 실리콘밸리 사무소 설립 당시 "최근 전 세계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으나 세계 최고의 인재와 기술이 결집한 실리콘밸리는 혁신과 성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신한투자증권 본사가 가진 투자 역량과 IB 전문성을 결합해 실리콘밸리에 미래를 위한 투자의 씨앗을 심을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나아영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