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한종희가 언급한 ‘펠티어 소자’, 에너지 효율 도마 위에…”냉각 빠르지만 전기 소비 효율 높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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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한종희가 언급한 ‘펠티어 소자’, 에너지 효율 도마 위에…”냉각 빠르지만 전기 소비 효율 높지 않다”
  • 우연주 기자
  • 승인 2024.06.25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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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티어 소자의 냉방효율 문제…”100%도 안 나와”
전기전도율 높고 열전도율 낮은 재료 조합 힘들어
1등급은 어떻게?…개폐 조건 X, 문 닫은 채 테스트
[사진=삼성전자]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캡쳐]

[녹색경제신문 = 우연주 기자] 삼성전자가 펠티어 소자와 AI를 더해 에너지를 30%까지 절약할 수 있다고 알린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이하 AI 하이브리드)’ 냉장고의 에너지 효율이 도마 위에 올랐다. 펠티어 소자가 전기는 많이 먹고 냉방효율은 낮다는 의문이 제기되면서다.

25년간 냉동공조 전문가로 활약해 온 A씨는 “일반적인 컴프레서의 냉방효율은 3~400%다. 반면 펠티어의 경우 효율이 100%가 안 나온다. 전자를 이용한 방식이기 때문에 생기는 근본적인 한계”라고 말했다.

전기전도율이 좋으면 열전도율도 자연스레 좋아지는 일반적 물리 특성이 원인이다. 

10년 넘게 펠티어 소자(열전소자)를 연구해 온 B씨는 “열전소자의 에너지 전환 효율은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없다”며 “펠티어 소자에서 냉방효율이 좋으려면 전기전도율은 좋아서 전기는 잘 통하지만 열전도율은 낮아서 냉기를 잘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조합이 힘든 것이 그 이유”라고 설명했다. 

펠티어 소자의 에너지 효율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지만 AI 하이브리드 냉장고는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이하 에너지등급) 1등급을 받을 수 있았다.

이유는 1등급을 받기 위한 시험 방식에 있다. 전기를 많이 쓸 수 있는 펠티어 소자가 시험 중에는 가동될 리 없기 때문이다.

에너지등급의 주관부처인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에너지등급 책정을 위한 시험 방식에 개폐조건은 없다. 즉, 냉장고 문을 한 번도 열지 않은 채 에너지 소비량을 측정하는 것이다.

한국에너지공단 관계자는 “냉장고의 에너지소비효율을 테스트하는 방식은 ‘KS C IEC 62552’ 표준을 따른다. 해당 표준에 따르면 개폐조건은 없다. 냉장고 문을 열고 닫는 행동을 하지 않고 가만히 두었을 때의 전기 소비를 측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AI 하이브리드의 펠티어 소자는 문을 오래 열어두는 등, 냉장고 내부 온도가 크게 올라간 경우에만 작동한다.

삼성전자 공식 홈페이지의 설명에 따르면 펠티어 소자가 작동하는 조건은 냉장실 온도가 설정온도보다 7~9 ℃ 이상 올라갈 때 또는 AI가 식료품 대량 입고 또는 청소 등의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을 때다.

이러한 조건 때문에 AI가 아닌 온도 변화에 의해 펠티어 소자가 활약할 일은 드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씨는 “냉장고 문을 열어둔 상태에서 냉장고 문과 사용자에 가까운 선반 쪽에서는 30초 내로 온도가 7도 가량 높아지지만, 문제는 AI 하이브리드 냉장고의 온도 센서의 위치다”며  “온도 센서가 냉기가 나오는 안쪽 벽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음식물이 적재돼 있다면 더더욱 7도 정도의 큰 온도 변화를 감지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온도 센서는 가격도 저렴한 만큼 다양한 위치에 설치하지 않은 점도 의문으로 꼽혔다. 온도 변화가 심한 문 근처에 온도 센서가 위치해 있다면 펠티어 소자가 가동될 일이 많아진다.

B씨는 “온도 센서는 하나에 5천 원이면 살 수 있다. 다른 회사의 냉장고에는 온도 센서가 문짝 등 다양한 곳에 설치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펠티어 소자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 온 만큼 효율이 올라갔을 수도 있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열젼소자 전문가인 C 교수는 “펠티어 소자가 대량으로 설치됐다면 냉방이 ‘빨리’ 이뤄진다는 점에서 효율은 개선될 수 있다. ‘전기를 적게 먹고 냉방을 잘 한다’는 의미에서의 효율과는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CEO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펠티어 소자를 사용한 하이브리드 냉장고 출시를 언급한 바 있다. 냉매와 소비전력을 크게 줄일 것이라고 그는 당시 설명했다.

우연주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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