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앞서 공개한 대규모 물류 투자 계획도 최근 향방 '불투명'해져
최근 신세계그룹, CJ대한통운과 협업 관계 구축... "어부지리 기대되기도"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약 1400억원의 과징금을 둘러싸고 쿠팡과 공정거래위원회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 자회사 SSG닷컴·G마켓은 ‘약진(躍進)’하고 있어 눈길이 쏠린다.
특히 쿠팡이 앞서 공개한 대규모 물류 투자 계획은 최근 향방이 불투명해졌다.
반면 신세계그룹은 CJ대한통운과의 협업 관계를 구축하면서, 큰 도약을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힘 들이지 않고 제 3자가 득을 보는 '어부지리(漁夫之利)'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쿠팡이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항해 ‘로켓배송 중단’ 카드까지 내미는 등 국내 유통업계가 혼잡한 상황을 겪고 있다. 한편 신세계그룹은 이커머스 자회사들을 중심으로 업계 내 영향력을 넓히고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쿠팡이 자체브랜드(PB) 상품을 상단에 노출시키고, 자사 제품의 구매를 촉진하기 위해 알고리즘과 리뷰를 조작했다는 이유로 1400억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내렸다.
쿠팡은 이에 “로켓배송 상품 추천을 금지한다면 지금과 같은 로켓배송 서비스는 불가능하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로켓배송으로 국내 유통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은 쿠팡이 ‘본질’인 로켓배송 중단까지 언급하며, 짙은 억울함을 호소한 것이다.
특히 쿠팡은 앞서 전국 로켓배송을 위한 ‘쿠세권(로켓배송 가능지역)’ 구축 계획을 밝혔는데, 최근 이 역시도 ‘먹구름’이 꼈다.
실제로 쿠팡은 오는 20일 개최 예정이던 부산 첨단물류센터의 기공식을 취소했다. 이어 경기 이천과 경북 김천, 충북 제천 등에 들어설 예정이던 물류센터 착공 일정도 보류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일부에선 쿠팡이 흔들리는 상황 속에서, 국내 유통업계 생태계 판로가 변경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도약을 위해 최근 몸을 한껏 웅크린 신세계그룹에 유통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앞서 이커머스 자회사 SSG닷컴과 G마켓의 배송 경쟁력 제고를 목적으로, CJ대한통운과 협업하기로 했다. CJ대한통운의 오네(O-NE) 서비스를 G마켓에 도입하고, 기존 ‘스마일배송’의 주문 시간을 기존 오후 8시에서 자정까지 연장하며 ‘로켓배송’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또한 SSG닷컴은 물류 시스템 고도화를 위해 쓱배송과 새벽배송, 물류센터 등의 운영권을 상당 부분 CJ대한통운으로 이전한다. 먼저 김포의 네오(NEO)센터 두 곳과 오포의 신규 첨단 물류센터를 CJ대한통운에 단계적으로 이관할 예정이다.
이에 유통업계 관계자는 18일 <녹색경제신문>에 “온라인 쇼핑시장의 주도권을 잡고 고공행진을 이어 온 쿠팡이 최근 공정위의 제재로 발목을 잡혔다”며 “특히 중국 이커머스 업체 등도 시장 침투에 혈안인 상황인지라 업계 판로의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상황에서 신세계그룹이 오프라인 유통사들을 ‘통합’하고,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자회사들은 CJ대한통운의 손을 잡아 물류 강화에 나선 상태”라며 “혼잡한 틈 속에서 신세계그룹의 자회사들이 업계 내 약진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간다”고 덧붙였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