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등 신기술 결합해 이상거래탐지, 금융사기 원천 차단
국내 FDS 전문학과 올해 첫 졸업생 배출...재학생 75명 규모 "수요 못 따라가"
[녹색경제신문 = 김진희 기자]
금융업계가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을 뜻하는 'FDS' 고도화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국내 전문인력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은행, 증권사, 보험사들은 인공지능(AI)을 결합한 FDS로 신종 금융사기를 포착해 금융 소비자 피해를 막는 한편, 보험사기 적발 등도 활발히 전개해 FDS는 이제 금융사의 필수 기능으로 정착했다.
13일 금융업계와 핀테크업계에 따르면 국내 FDS 전문인력 배출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 하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어 높은 몸값 제시에도 엔지니어, 개발자 인력난이 지속되고 있다는 고민이 나온다. 특히 중소업체는 인력난과 자금난이라는 이중고에 자체 FDS 개발보다 외주를 택하거나 공동 시스템 구축으로 선회하는 움직임이다.
FDS는 전자금융거래 시 접속정보, 거래정보 등을 분석해 이상 금융 거래를 차단하는 기술이다. 1990년대 초 처음 등장해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기술과 융합 발전을 거듭해왔다.
FDS는 고객의 거래 패턴을 분석해 평소와 유난히 다른 거래 양상이 드러나면 비정상적 결제를 의심한다. 보석이나 장신구를 전혀 구입하지 않던 신용카드 사용자가 갑자기 수십 건의 고가 보석류를 구매하면 본인이 결제한 게 맞는지 확인하는 메시지를 보내는 식이다.
이상 거래가 거의 확실시되는 상황에서는 FDS가 거래를 중단시키고 금융 소비자에게 이상 거래가 있다고 보고하는 방식도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서울의 한 편의점에서 물건을 결제하고 10분 뒤 같은 실물 신용카드로 부산에서 결제한 건이 포착되면 FDS는 거래를 중단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2014년부터 은행과 증권사 각각 20여곳이 자체 FDS를 구축해 운영 중이다.
특히 보험사는 보험 사기 적발 기능을 강화한 FDS 활용으로 손실 예방에 집중한다. 현대해상은 머신러닝 기능을 탑재한 자체 시스템 Hi-FDS를 보유하고 있다.
Hi-FDS는 머신러닝 기능을 통해 보험사기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하고 각 자동차 사고 데이터를 분석해 사기일 가능성을 판단한다. 이 FDS의 판단은 현장 조사관에게 전달돼 사기 적발을 돕는다.
2022년 7월까지 현대해상이 색출한 보험사기범은 2만 여명에 달하며 그 규모는 1935억 원이다.
신한라이프도 보험 사기 인지에 특화된 FDS를 고도화해 보험사기가 의심되는 병원을 걸러내는 기능을 도입했다.
은행, 증권, 카드업계는 고객의 거래 패턴과 일치하지 않는 이상 거래를 탐지하거나 최근 기승을 부리는 보이스피싱 등 신종 금융범죄 예방에도 FDS를 활용한다.
지난 7일 KB국민카드는 최신 AI 기술을 활용한 FDS 고도화 소식을 발표했다. KB국민카드는 AI 사고 탐지 모형과 자동 재학습 솔루션을 적용해 신종 금융사기 패턴을 반영했다. 시스템이 스스로 최신 사고 패턴 학습이 가능해 신종 범죄 대응력을 높였다.
이번 FDS 고도화는 KB국민카드의 금융사고예방 전담부서와 외부 인력의 합작품이다. IT 개발자, AI 알고리즘 전문가, 고도화 모형 개발 전문 컨설턴트 등이 협업에 참여했다.
금융업계의 개발자 모시기 움직임이 본격화한 지는 수년이 흘렀지만 특히 FDS 관련 전문 개발자, 엔지니어, AI 알고리즘 전문가는 국내 인력 풀이 너무 작은 것도 고민거리다.
대표적인 교육기관은 동국대학교 국제정보보호대학원 사이버포렌식학과다. 2022년 신설된 학과로 오는 8월 첫 졸업생을 배출하며 사이버포렌식학과 재학생은 75명 가량이다.
세부전공인 금융정보조사전공을 택하면 불법 금융거래 방지 분야 전문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동국대학교 국제정보대학원은 디지털자산 거래소 코어닥스 등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FDS 전문가 육성에 힘쓰고 있다.
한 은행업계 관계자는 "FDS 전담팀은 보유하고 있지만 자체 시스템 개발을 하고 나면 팀 규모를 그대로 유지할 필요가 없어서 외주를 선호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FDS 전공이 아니더라도 관련 경력이 있거나 전문성을 띤 인재를 발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FDS 전담팀에는 개발자 뿐 아니라 제품 책임자, UI·UX 디자이너 등 다양한 직무의 인력이 투입된다"며 "기존 금융권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금융 프로젝트를 작업을 하다보니 적합한 인재를 찾는데 시간이 걸리는 편"이라고 말했다.
김진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