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해외는] 차세대 보건의학의 보루‚인체인터넷’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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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해외는] 차세대 보건의학의 보루‚인체인터넷’이란?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 승인 2024.06.0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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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물인터넷(IoT)’에서 ‚신체인터넷(IoB)‚ 시대로
- 머스크의 뉴럴링크 임상 시험 통해 100세 시대 현실화 코앞에

[녹색경제신문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일런 머스크가 인간 두뇌-칩 연결 기술을 개척하는 기업 뉴럴링크(Neuralink)가 인체에 칩 이식하는   실험에 참가할 환자  3명을 추가로 모집 중인 가운데, 미국 식품의약관리국에 임상실험 허가를 신청한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이 최근 5월 29일 보도했다.

올 2024년 1월, 뉴럴링크는 첫 임상 환자인 29세의 놀런 아버(Nolan Arbaugh) 씨의 뇌에 일명 ‚링크(Link)‘로 불리는 작은 동전 크기의 두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칩을 두개골 밑에 이식하는 수술을 실시했다. 

로봇팔로 신체 동작 의도를 제어하는 두뇌 부위를 절개한 후 칩을 심어 넣는 이 수술에 자원한 아버 씨는 2016년에 다이빙 사고로 인해 어깨 아래 사지 마비됐으나, 지금은 뉴럴링크 BCI 임상 이식 덕분에 혼자 머리 속으로 의도하는 대로 랩톱 화면 속 커서를 움직여 비디오 게임과 인터넷 검색을 할 수 있게 됐다.

뉴럴링크의 1차 임상 실험 마감은 오는 2026년에, 최종 연구는 2031년에 종결될 계획이며, 임상 실험에 참여할 경추(목뼈) 손상 및 근육위축성 측삭 경화증에 의한 사지 마비(quadriplegia)를 앓는 22세~75세 연령대 성인 실험 대상자가 여러 명 필요하게 된다.

Photo: Alex Shuper=Unsplash+
Photo: Alex Shuper=Unsplash+

이처럼 머지않은 미래 첨단 테크 디바이스와 인간의 신체는 더 가깝고 깊숙이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을 매개로 디지털 디바이스와 인간의 몸이 하나로 융합되는 그 같은 콘셉트를 가리켜서 2016년 법률정책 학자 겸 저자인 안드레아 매트위샤인(Andrea M Matwyshyn) 교수는 ‚신체인터넷(Internet of Bodies, 줄여서 IoB)‘라 명명했다.

매트위샤인 교수의 정의에 따르면, 신체인터넷이란 ‚아주 일부분이라도 인간의 몸의 본질과 기능성이 인터넷과 연관된 기술 — 가령 인공지능 — 에 의존해 사는 인간 신체 네트워크’를 뜻한다.

쉽게 말하자면, 심부전 환자가 심장이 정상적으로 박동할 수 있도록 인공심장박동기나 세동제거기를 몸 안에 이식해 외부로부터 무선 와이파이로 제어해 환자의 생명을 유지시킨다든가, 내장 기관에 대한 의학적 데이터 수집을 하기 위해 환자가 디지털 ‚스마트 알약’을 복용하도록 하는 원격 진단 기술 등이 그 같은 대표적인 예다.

과거 제1세대 신체인터넷은 스마트워치나 스마트 반지를 착용하고 보행 수나 심박동 수를 측정하는 신체 외부적(external) IOB 디바이스 착용을 뜻했다.

현재 실험 중인 제2세대 신체인터넷 시대가 되면 뉴럴링크 처럼 디지털 스마트 기기나 인공보철물 같은 하드웨어는 인간의 신체 내부에 침투 또는 삽입시켜 ‚신체 내부(internal)로 통합된다.

더 나아가 제3세대 신체인터넷 시대에는 인간의 몸은 외부 기계와 인터넷에 실시간으로 항상 연결된 상태로 인체-기계가 완전 융합(body-embedded)된 상태가 될 것이다.

IoB 테크의 발전 속도와 응용 범위는 무선 인터넷 연결성, 재료 공학 기술, 디지털 혁신이 인체 보조물 임플란트 기술과 얼마나 보조를 맞춰 진보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하겠다. 

인터넷, 디지털 디바이스, 보철 및 외부적 지원이 필요한 환자의 신체를 연결하는 신체인터넷 기술은 보건건강의 진보라는 측면에서 두 말 할 것없는 성과이자 발전이지만, 사생활과 개인정보 보호라는 측면에서 심각한 법윤리적 문제가 동반될 것이라고 안드레아 매트위샤인 교수는 앞서 2016년 연구 보고서에서 우려했다.

가령, 몸 안에 인공심장박동기나 세동제거기 이식을 받은 상태로 지내는 환자의 경우, 외부 와이파이 해커의 악성 의도에 의해 원격 전기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미래의 의료 기기로 주목받는 스마트 알약과 스마트 콘택트렌즈는 초미세 내장 칩과 센서를 이용, 암과 당뇨 같은 만성 질환을 앓는 환자들의 각종 내장기 및 바이탈 정보를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측정해 진단과 치료에 활용될 전망이지만 환자와 의료기관 사이 철저한 비밀 보장과 정보 관리가 반드시 지켜진다는 법적・기술적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테크의 힘을 빌은 건강과 생명의 연장을 택할 것인가 디지털 진보에 뒤따르는 개인 사새활 보호와 비밀을 지킬 것인가? 

물리적으로 볼 때, 컴퓨터 비트와 인간 몸속 세포가 하나로 융합되면서 인간의 살은 기계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알고리즘과 풀 수 없이 복잡다단하고 단단하게 영원히 얽히고설키게 될 경우, 인간의 자유의지 및 자율성과 독립성은 사실상 사라질 것으로 매트위샤인은 전망했다.

어쩌면 우리는 이미 후자를 선택하기에는 이미 늦어버렸을 만큼 디지털 테크의 진보와 심신적 위안에 익숙해져 버렸는지 모른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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