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가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견인한 친환경 선박 기술력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2050년까지 전 세계 친환경 선박의 50%를 생산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중국과의 격차를 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3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는 공통적으로 친환경 및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의 연구개발(R&D)을 진행 중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고부가가치 선박 및 해양 설비에 대해 연구 개발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독일 HD유럽연구센터를 중심으로 향후 5년간 1500만유로(약 221억원)를 투자해 차세대 선박 연구를 진행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중공업은 거제·판교·대덕 R&D 센터에서 액화수소 추진선박, 연료공급 시스템 등의 친환경 에너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한화오션 역시 서울·거제·시흥에 중앙연구원과 특수선 사업부를 두고 친환경 및 스마트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이같이 국내 조선업계가 친환경 선박 기술력 확보에 집중하는 이유는, 최근 친환경 선박의 수주 경쟁력이 곧 실적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 3사는 올해 1분기 13년 만의 동반 흑자를 기록했다.

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HD현대삼호 포함)은 지난 25일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602억원으로 1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고 공시했다. 삼성중공업은 26일 공시를 통해 연결 기준 1분기 매출 2조3478억원, 영업이익 77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한화오션도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5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62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국내 조선 3사의 동시 흑자를 견인한 요인은 친환경 및 고부가가치 선박 매출과 수주 호조세로 분석된다.

최근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는 물동량이 주요한 경쟁력이 됐던 과거와 달리, 전 지구적 탄소중립 흐름에 따른 친환경 선박 기술력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영국의 조선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올해 발주된 암모니아 운반선 15척 모두 국내 조선 3사가 수주했는데, 이는 국내 조선사들이 친환경 선박 점유율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특히 한화오션은 올해 현재까지 대체연료 선박만 LNG 운반선 12척, 초대형 원유 운반선 2척, 암모니아 운반선 2척, 초대형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1척 등 총 33억9000만 달러 상당의 선박을 수주했다. LNG 운반선의 경우 올해 22척을 건조할 예정이며 내년에는 24척을 건조한다.

문제는 중국이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과학기술평가원에 따르면 친환경·스마트선박 등 고부가가치 선박 기술의 경우 한국과 중국 간 기술 격차는 2012년 6.8년에서 2016년에는 절반인 3.4년으로, 2020년에는 1년으로 크게 줄었다. 중국 정부가 2050년까지 전 세계 친환경 선박의 50%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면서 추격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국의 추격이 거센 만큼 한·중 조선업의 기술 격차가 더 줄었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우리 기업들이 R&D 투자를 늘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