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지직 '푸쉬'하는 네이버... 내달 9일 정식서비스 시작
트위치가 철수한 후 점화된 스트리밍 점유율 경쟁에서 치지직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트위치 '난민'들을 정확하게 겨냥한 운영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는 모양새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모바일 인덱스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지난 한 달 동안 치지직은 227만명 가량의 MAU(월간 사용자 수)를 기록했다. 작년 12월 베타 서비스 시작 이후로 세 달 만에 이용자수가 74.7% 가량 늘어났다. 당시 치치직과 아프리카TV 사이 MAU 격차는 90만명에 달했으나, 그 차이가 21만명까지 좁혀졌다. 모바일 인덱스는 같은 기간 아프리카TV의 MAU를 248만명으로 추정했다.
아예 치치직이 아프리카TV를 제쳤다고 내다본 업체도 있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은 3월 한 달 간 치지직과 아프리카TV의 월간 사용자 수를 각각 216만명, 196만명으로 추정했다.
일전에는 트위치가 우리나라 인터넷 스트리밍 시장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었다. 다만 2022년부터 국내 망 사용료 지급에 부담을 느껴 다시보기 기능 삭제, 최대 화질 제한 등의 조치를 취했다. 이후 우리나라에서 지속적인 사업이 힘들 것이라고 판단한 트위치는 올해 2월부터는 운영을 종료했다. 방송 송출과 시청은 가능하지만 수익 창출이 막혔기 때문에 방송 플랫폼으로서의 기능이 사실상 상실됐다.
이에 ‘토종’ 스트리밍 플랫폼인 아프리카TV의 독주가 예상됐으나, 트위치가 철수를 알린 시점에 네이버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인 치지직의 출시를 발표했다. 이에 어느 쪽이 트위치의 ‘파이’를 가져갈 수 있을 지 이목이 쏠렸다.
증권가에서는 아프리카TV의 손을 들어줬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트위치 철수 이후 아프리카TV와 치지직의 6대 4 정도의 점유율을 가져갈 것”이라 예상했다. 특히 트위치에서 104만명 가량의 팔로워를 거느린 스트리머 우왁굳이 아프리카TV로의 이적을 선언하며 이러한 예측에 힘이 실렸다.
다만 통계에서 알 수 있듯이, 치지직이 아프리카TV에 비해 근소 우위를 점하려는 모양새다.
이는 치지직이 트위치 이용자들을 성공적으로 유치시켰기 때문이다. 치지직은 트위치와 비슷한 형태의 UI를 구성하고, 2월에는 영상 후원 기능도 도입했다. 영상 후원 기능은 트위치에서 ‘영도’(영상 도네이션)이라 불리며 해당 플랫폼만의 고유 문화로 자리 잡았던 바 있다. 더불어 랄로, 풍월량, 서새봄 등 게임 플레이를 주력 콘텐츠로 삼는 스트리머들을 영입했다. 1월에는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 구단인 농심 레드포스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모바일 인덱스의 통계 자료에 의하면, 약 184만명의 트위치 이용자가 치지직으로 플랫폼을 변경했다. 아프리카TV로 발걸음을 옮긴 이용자는 87만명이었다. 특히 10대와 20대, PC 게임을 선호하는 이용자 층이 두터운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달 10대 이하 이용자 들 중 38.5%가 치지직을 선택했다. 20대 이용자 비율은 47%다. 또한 치지직 신규 유저 중 48.1%가 8주 후에도 같은 플랫폼을 재방문했다. 앱 설치 8주 후 재방문율은 2023년 12월 4일부터 2024년 2월 4일까지 9주 연속 치치직이 아프리카TV보다 높았다.
추후 정식 서비스 오픈 이후 치지직의 성장세가 더욱 두드러 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식 서비스는 오는 5월 9일에 시작된다. 이와 관해 치지직 측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자 정식 오픈이 조금 늦어졌다”며 “필요한 기능을 오래 기다리지 않도록 4월 말에도 이용자들이 의견을 줬던 개선 사항들을 반영할 예정”이라 전했다.
네이버에서도 치지직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해당 플랫폼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2월 “치지직을 검색, 게임판, 카페, 클립 등 다양한 서비스와 연계하고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신기술을 도입함으로써 서비스 경쟁력을 키워나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시장조사 업체 스태티스타는 글로벌 게임 스트리밍 시장 규모가 2023년 116억9000만 달러(한화 약 15조3431억원)에서 2028년 182억2000만 달러(한화 약 23조7023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지웅 기자 game@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