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家 분쟁] 구광모 회장·세 모녀, 'LG CNS 지분 상속세' 불복 소송 패소...'재산분할' 소송은 '장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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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家 분쟁] 구광모 회장·세 모녀, 'LG CNS 지분 상속세' 불복 소송 패소...'재산분할' 소송은 '장기전'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4.04.05 0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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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광모 회장+세 모녀, "상속세 부과 처분 취소해달라" 소송 1심 패소
...법원 "거래가액을 시가로 인정해 주식 가액을 산정한 것은 적법"
- 세 모녀, 구광모 회장 상대 "상속 재산 다시 분할하자" 소송 별도 진행
...김영식 여사 "구연경 대표 경영권 참여 위해" 녹취록 공개되기도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세 모녀(어머니 김영식 여사, 두 여동생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구연수 씨), 즉 LG 오너 일가가 세무당국의 상속세 부과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행정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 

이와 별도로 세 모녀는 '9900억원의 상속 재산을 원점에서 다시 분할해야 한다'며 구광모 회장을 상대로 낸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진행 중에 있다. 구광모 회장과 세 모녀는 함께, 또 따로 소송을 하는 셈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김순열)는 4일 구광모 회장과 세 모녀가 용산세무서장을 상대로 "상속세 부과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구광모 회장 측의 패소를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비상장주식 거래의 경우에도 심의위원회의 심의 대상에 해당한다"면서 "보충적 평가금액보다 높은 소액 비상장주식 거래가액을 시가로 인정한 것이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 사건 거래가액은 거래 관행상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것으로서 주식의 객관적 교환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보인다"며 "거래가액을 시가로 인정해 주식 가액을 산정한 것은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어머니 김영식 여사,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광모 회장 측이 요구한 상속세 취소 금액은 약 10억원이다. LG 오너 일가 전체 상속세 9900억원에 비하면 적은 금액이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라 상속금액이 3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직계 비속에 대한 상속세 최고세율은 50%에 달한다. 

고(故) 구본무 선대회장의 유산 규모는 (주)LG 지분 11.28% 등 2조원에 달한다. 이 중 구광모 회장은 LG 지분 8.76%(약 1조4200억원)를 상속받아 약 7200억원의 상속세를 부과받았다. 김영식 여사와 두 여동생은 ㈜LG 주식 일부(구연경 대표 2.01%, 연수씨 0.51%)와 고 구본무 회장의 개인 재산인 금융투자상품·부동산·미술품 등을 포함해 5000억원 규모의 유산을 받았다.

앞서 구광모 회장 등은 지난 2022년 9월 고 구본무 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LG CNS 지분 1.12%에 대한 상속세가 과다하며 용산세무소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LG 오너 일가 "부과된 상속세 108억여원을 취소해달라" VS 세무당국 "가치 평가 적정"

구체적으로 비상장사인 LG CNS의 지분 가치 평가 방식에 대해 세무당국에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LG 오너 일가 측은 LG CNS의 주식을 1주당 1만5666원으로 평가했다. 반면 세무당국은 재산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1주당 거래가액을 2만9200원으로 평가했다. 

이후 세무당국은 거래가액에 최대주주 30% 할증을 더해 상속세 126억여원(가산세 18억여원)을 경정·고지했다. 

이에 LG 오너 일가 측은 "부과된 상속세 108억여원을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 LG 오너 일가 측은 시가 평가 방법이 위법하고, 거래 관행상 정당한 사유가 없다며 세무당국의 상속세 부과 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재판 과정에서도 양측은 LG CNS의 가치 평가 방식을 두고 공방을 벌여왔다.

지난해 7월 진행된 첫 변론에서도 세무당국은 "LG CNS 주식은 우량 비상장 회사이며 많은 거래가 있었다. 매일 일간지를 통해 거래가격이 보도돼 누군가가 가격을 왜곡할 가능성이 낮다"며 당국의 가치평가가 적절했다는 취지로 의견을 개진했다.

반면 구광모 회장 측은 "LG CNS는 거래량이 적은데 당국이 시장거래가를 기준으로 가치를 평가했다"며 "소액주주간 거래와 LG CNS 주식의 시가는 서로 비교가능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번 소송과 별개로 세 모녀는 작년 2월말 구광모 회장을 상대로 "상속 재산을 다시 분할하자"며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구본무 선대회장 별세 이후 4년이 지난 시점에서 세 모녀 측은 "구광모 회장의 ㈜LG 주식 상속에 대한 유언이 있었던 것으로 기망을 당해 상속에 협의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통상적인 법정 상속 비율에 따라 김영식 여사와 세 자녀가 1.5대 1대 1로 상속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LG그룹 측은 "유언장은 없었지만 구본무 선대회장이 남긴 재산에 대한 상속은 고인 별세 후 5개월 간 가족 간의 수차례 협의를 통해 완료된 지 4년이 넘어 제척기간 3년이 지났다"고 반박했다.

뉴욕타임스에 실린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왼쪽)와 어머니 김영식 여사, 여동생 구연수 씨(오른쪽)
뉴욕타임스에 실린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왼쪽)와 어머니 김영식 여사, 여동생 구연수 씨(오른쪽)

세 모녀는 지난해 12월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를 통해 소송 배경을 털어놨다. 구광모 회장이 더 많은 유산을 상속하는 대신 상속세를 혼자 부담하는 것으로 합의했지만 됐으나 본인들이 상속세를 부담하고 있었고 자신들이 받은 지분을 담보로 거액의 대출을 받은 사실을 뒤늦게 알게됐다고 주장했다. 

이후 재판에서 하범종 ㈜LG 경영지원부문장(사장)이 구본무 선대회장의 유지가 담긴 메모를 세 모녀에게 보여줬고 자필 서명을 받았다는 증언을 했다. 하범종 사장은 LG 오너 일가의 재산관리와 상속 분할 협의 등을 총괄한 인물이다. 

지난해 11월 두번째 변론기일에서는 김영식 여사가 "구연경 대표가 잘 할 수 있다. 경영권 참여를 위해 지분을 다시 받고 싶다"고 말한 녹취록이 공개됐다. 구광모 회장 측 변호인은 하범종 사장에게 녹취록을 토대로 "구연경 대표가 '선대회장의 유지와 상관없이 분할 합의는 리셋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이 맞느냐"고 물었고, 이에 하범종 사장은 "그렇다"고 답변했다.

구광모 회장과 세 모녀의 상속회복소송은 장기화할 전망이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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