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계좌 제휴 은행의 수수료 수익도 증대 기대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지난 4일 9000만원을 찍고 일주일 만에 1억원을 돌파했다. 비트코인의 상승 랠리로 거래대금이 덩달아 급증하자 실명계좌 제휴를 맺은 은행들의 반사이익이 주목되고 있다. 특히 국내 가상자산 전체 거래량의 70~80%대를 차지하고 있는 업비트와 실명계좌를 제휴한 케이뱅크가 지난 한달 간 상당한 수수료 수익을 거뒀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가상자산거래소와 은행 간 계액에 따라 다르지만, 입출금 1건당 300~1000원의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따라서 코인 시장 불장에 거래 및 입출금이 활발하게 진행되면 수수료 수익도 증가한다"고 말했다.
5대 가상자산거래소인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는 각각 케이뱅크, NH농협은행, 카카오뱅크, 신한은행, 전북은행을 통해 실명계좌를 이용하고 있다.
해당 은행들은 실명계좌를 발급해주는 대가로 관련 가상자산거래소로부터 건당 300원에서 1000원 사이의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업계 침체기)로 인해 가상자산거래소에 실명계좌을 발급해준 은행들의 수수료 수입이 크게 줄었다.
2023년 상반기 가상자산거래소에 실명계좌를 지급하는 5곳 은행의 수수료 수입은 총 69억5200만원으로, 전년(127억원) 동기 대비 45.1% 감소했다.
가상자산 호황기로 불렸던 2021년 상반기(235억원)와 비교하면 70.4%나 줄었다.
하지만 최근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이 1억원을 돌파했고, 이더리움을 비롯한 알트코인도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등 올해 가상자산 투자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2021년과 같은 호황기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에 크립토 윈터로 위축됐던 제휴 은행들의 수수료 수입 또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연동한 가상자산거래소 시장점유율이 높은 은행이 상당한 수익을 거둘 것으로 추측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가상자산 거래가 활발해질수록 그만큼 제휴 은행은 수수료 수익 증대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업비트의 점유율이 압도적이라 케이뱅크를 제외한 타 제휴 은행은 아직까지 수수료 수익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가상자산 거래 시장에서 70~80%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던 업비트와 실명계좌 제휴를 맺은 케이뱅크는 2021년 292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냈다. 이는 그해 케이뱅크의 당기순이익 255억원보다 많은 금액이다.
지난 13일 오전 9시50분 업비트의 24시 거래대금은 8282억원으로 집계되며, 이는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의 전체 비트코인 거래대금(1조779억원)의 76.8%에 달한다.
같은 시간 빗썸의 24시 비트코인 거래대금은 1773억원으로 집계되고, 코인원과 코빗은 각각 499억원, 188억원에 달한다. 코팍스는 37억원의 거래대금을 기록했다.
정수진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