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자 A씨는 현재 총 3대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 ‘그랜저’와 벤츠 ‘GLC 200d’는 신차로 구입했고, BMW ‘320i’ 차량은 중고차로 구입했다고 전했다. A씨는 최근 GLC 200d 차량의 리콜 통지를 받고, 그랜저와 320i 차량의 리콜 여부가 궁금해져 확인한 결과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320i 차량이 리콜 대상이었으나, 구입시부터 지금까지 별도의 통지를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A씨는 “BMW 인증중고차를 구입한 이유는 본사에서 철저하게 검증했다는 믿음과 수리 이력 등에 대해서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며, “리콜 대상일 수는 있으나 상품화 과정에서 리콜 대상인지 조차 확인하지 않았고, 리콜 또한 하지 않았다는 것에 진심으로 화가났다”고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우리나라는 자동차 리콜에 관대해서 진짜 심각한 문제 아니면 리콜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알고 있는데, 이번에 확인하지 않았다면 문제가 발생할 때까지 차량에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다행이라고 생각하라는 사람들도 있지만, 다시는 중고차를 사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차별화된 품질과 서비스’를 내세운 인증중고차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벤츠측은 ‘198가지 항목의 엄격한 품질 검사’로 차량의 상태를 꼼꼼하게 검사해 최고 품질 차량만 인증했다고 강조한다. 또, 출고 전 최종 정비를 통해 발생 가능한 사소한 문제에도 철저히 대비해 안전한 주행을 약속한다는 설명이다.

BMW 공식 인증 중고차 역시 BMW 그룹 코리아가 공식 인증하는 중고차 매매 서비스라고 소개되어 있다. 품질은 고객과의 약속이라는 생각으로 매입부터 판매까지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BMW 그룹 코리아가 직접 참여한다는 것이다. 또한 검증의 기준이 다르고, 세밀한 점검과 투명한 이력 공개의 까다로운 기준을 거쳤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벤츠와 BMW가 인증 중고차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차량을 무작위로 확인해 본 결과 상당수는 리콜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판매되고 있었다. 약 6개월 전에 리콜이 결정됐지만 아직까지 리콜을 받지 않은 차량도 있었고, 제작사 확인이 필요한 리콜 대상 차량도 존재했다.

본지는 여러 곳의 수입차 전문 자동차 공업사에 차량 점검시 리콜을 확인하기 어렵냐고 물었다. 자동차 공업사에서는 차량 점검을 위해 입고하는 때부터 리콜 대상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쉽다고 물었다. 또, 차량번호만 알면 5초 이내로 리콜 대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기도 광명시에서 수입차 전문 자동차 공업사를 운영하는 대표는 “차량 점검을 위해 예약을 받는 순간부터 모든 과정을 전산처리 하고 있기 때문에 리콜 대상인지 확인하는 것은 일도 아니”라며, “실제로 점검을 받으러 왔다가 리콜 대상인 것이 확인되서 공식 서비스센터로 입고시키라고 말씀드리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벤츠와 BMW에서 중고차 판매시 리콜을 완료하지 않았거나 리콜 대상 차량임을 알려주지 않는다면, 중고차를 구입한 소비자들은 차량을 서비스 센터에 입고시킬 때까지 이같은 사실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차량이 주행 중 멈추거나 화재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서 리콜해야 하는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아울러 차량번호나 차대번호를 통해 쉽게 조회할 수 있는 리콜 대상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는데, 약 200개 항목에 이르는 점검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도 나왔다. 벤츠나 BMW 등이 철저한 검증과 차별화된 품질 및 서비스를 강조해 온 만큼 소비자들의 실망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