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투자·하나증권, 충당금 적립 영향으로 적자기록
국내 4대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가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희비가 갈렸다. 증권사가 없는 우리금융을 제외한 3개 지주사의 실적을 보면 KB증권은 돋보이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한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지난해 금융지주사의 실적을 가른 주요 원인으로 '비은행 자회사'로 압축할 수 있다"면서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그 사례를 극명하게 보여줬다"고 말했다.
KB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 6802억원, 당기순이익 3880억원을 달성하면서 전년 대비 각각 177.62%, 99.16% 증가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 흑자 전환과 자산관리(WM) 수익 증대를 비롯해 주식발행시장(ECM), 채권발행시장(DCM) 등 전통적 IB 영역에서도 좋은 성과를 기록했다.
KB금융그룹내 이익 기여도 또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KB증권의 이익 기여도는 전년도(4.5%) 대비 지난해 8.4%까지 커졌다.
KB금융 관계자는 "WM금융상품 판매 증가로 인한 WM수익 증가와 적극적 시장 대응을 통한 S&T 성과 증대 및 대형 IB deal을 통한 수익성 제고에 기인했다"고 말했다.
반면 하나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암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당기순이익 전년 대비 75.5% 급감한 1009억원에 그쳤다. 하나증권은 작년 한 해 영업손실 3340억원, 순손실 2673억원으로 동반 적자로 전환했다.
신한투자증권의 당기순이익 감소 원인으로는 3506억원 규모의 선제적 충당금과 젠투신탁·라임펀드 관련 사적화해로 충당부채(약 1200억원)를 적립한 영향이 컸다.
신한금융관계자는 "4분기의 경우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주식시장 거래대금 위축에 따른 위탁매매 수수료 감소 및 대체투자자산 평가 손실 영향 등으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어, "IB관련 수수료 감소 및 전년도 부동산 매각이익 효과 소멸 등으로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하나증권은 3대 금융지주 증권사 중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하며 2708억원 당기순손실을 냈다.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는 해외부동산 투자 손실과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CFD(차액결제거래) 미수채권 등에 따른 충당금 적립 등이 꼽힌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