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판매사에 대해 불완전판매, 민원 대응 여부 등 들여다볼 계획
홍콩h지수 내년 상반기 지금과 같다면 최대 3조원 가량 손실 추산
홍콩 증시 급락으로 내년 상반기 국내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의 대규모 손실이 벌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KB국민은행을 시작으로 은행·증권사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이 홍콩H지수를 추종하는 국내 ELS 상품을 점검하기 위해 판매사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일 금감원은 판매 규모가 가장 큰 국민은행에 대해 현장 조사를 착수한 바 있다. 조사는 내달 1일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이어 나머지 시중은행과 증권사로 보폭을 넓혀 모든 상품을 들여다본다는 것이 금감원의 계획이다.
ELS는 주가를 기초로 하는 주가연계증권으로, 개별 지수가 일정 구간 안에 머물면 약정된 수익을 지급하는 파생금융상품이다. 은행권에서는 ELS를 ELT(주가연계신탁)나 ELF(주가연계펀드) 형식으로 판매한다.
만약 상품의 최종 만기 시점에 지수가 일정 구간 아래로 떨어진 'Knock-in(녹인)' 구간으로 진입하면 원금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커진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내년 상반기 만기가 다가오는 H지수 연계 ELS는 도합 9조 600억원에 이른다. 이 중 현재까지 녹인 구간으로 진입한 금액은 4조 9288억원으로 집계됐는데 국민은행에서만 4조 9273억원 규모의 잔액이 녹인 구간에 드러섰다.
녹인 구간에 드러섰다고 해서 반드시 손실로 이어지진 않지만 통상 만기 시점 기초자산 가격이 판매 시점보다 35~55% 이상 하락하면 손실이 발생한다.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H지수는 판매 시점에 1만을 넘었지만 27일 기준으로는 5973에 불과하다. 내년 상반기 지수가 지금과 비슷하다면 은행권 추산으로는 최대 3조원가까이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금감원은 전수조사하는 과정에서 금융권이 해당 상품을 불완전 판매했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다수의 상품이 은행을 통해 판매됐는데 ELS관련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면서 "현재 은행의 민원 대응 반응 등을 집중점검하고 있으며 실제로 손실이 발생할 경우 추가로 더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