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판매분 8조1972억원...전체 판매분의 절반
금융당국, 지난 20일부터 KB국민은행 현장 조사 착수
홍콩 증시 급락으로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에서 수조원의 원금 손실이 예상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최다 판매사인 KB국민은행 대한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홍콩H지수 급락세로 은행권 ELS의 원금손실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며 "내년 대규모 손실이 현실화되면 은행권 신뢰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H지수는 2021년 2월 1만2000대에서 현재 6000선으로 반토막이 난 상태다.
홍콩H지수가 급락하면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에서 수조원대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LS는 주가 움직임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파생금융상품으로 3년 만기에 3~6개월 단위로 기초자산 가격을 평가해 조기상환 기회를 준다.
업계에 따르면 홍콩 H지수 연계 ELS 판매 잔액은 현재 약 20조원이며, 이 중 약 16조원어치가 은행을 통해 팔렸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의 판매 분은 8조197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신한은행(2조3701억원), NH농협은행(2조1310억원), 하나은행(2조1183억원) 등보다 월등하게 많은 규모다.
문제는 KB국민은행 판매분 중 손실 발생 구간(녹인·Knock-In)에 진입한 ELS 잔액이 4조9288억원에 달하는 것이다.
시중은행 중 KB국민은행만이 유독 ‘녹인형 ELS’를 집중적으로 팔아온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홍콩 H지수가 내년 상반기까지 유지될 경우 최소 2조5000억원에서 최대 3조원의 손실이 발생할 전망"이라며 "내년 상반기 중 지금보다 지수가 최소 30%는 올라야 손실을 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B국민은행 판매분 중 4조6434억원어치가 내년 상반기 중 만기 도래를 앞두고 있다.
홍콩 H지수 연계 ELS 상품을 최다 판매한 KB국민은행에서 대규모 손실이 예고되자 금융당국이 현장조사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홍콩H지수 연계 ELS 상품 판매 현황 및 손실 가능성 등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20일부터 KB국민은행을 현장 조사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불완전판매' 문제가 지적된 만큼 금융당국은 은행이 녹취·설명 등 금융소비자보호법상 의무를 다했는지, 민원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등을 들여다보고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정수진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