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BIE 총회...한덕수 총리,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 등 PT 연사
- 최태원, 정의선 등 총수, 개최지 투표 결과까지 파리에 지켜볼 계획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4일 앞으로 다가온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투표를 앞두고 막판 '민관 원팀 총력전'에 나섰다.
2030 엑스포 개최지는 오는 2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182개 회원국 투표로 결정된다.
따라서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 정부측 고위인사는 물론 이재용 회장 등 재계 총수들도 파리에 집결했다.
한 정재계 인사는 "프랑스 파리에 대한민국 미니 정부가 있는 것 같은 분위기"라며 "윤석열 대통령, 한덕수 국무총리, 박형군 부산시장, 이재용 삼성 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 민관이 한 몸처럼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24일 정재계에 따르면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윤석열 대통령, 학덕수 국무총리, 박형준 부산시장, 부산엑스포 민간유치위원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 등이 프랑스 파리로 총집결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영국 국빈방문 일정을 마친 후 이재용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재계 총수들과 2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로 이동했다.
이들 총수들은 23일 파리에서 '문화 다양성'을 주제로 한 만찬 행사에 참석하고, 24일에는 '글로벌 연대'를 주제로 한 오찬 행사와 한국 개천절 기념 만찬 행사 등 총 3차례 행사에 참석해 막판 유치전에 올인한다.
민관 주요 인사들은 이들 행사에서 182개 BIE 회원국 대사 등 주요 관계자들을 최대한 많이 만나 유치를 호소한다는 계획이다. 일부 총수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개별 교섭활동도 펼친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박형준 부산시장 등도 파리에 모인다. 마치 대한민국 임시 정부가 파리에 구성된 모양새다.
이들은 BIE 총회 당일 182개 회원국 투표에 앞서 20분씩 최종(5차)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할 예정이다. 정부는 PT가 박빙 판세를 뒤집을 막판 변수라고 판단하고 철저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한덕수 총리를 비롯 '국제적 영향력을 가진 인물'인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과, 2011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2018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 당시 '평창 프레젠테이션'에 나섰던 나승연 전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대변인이 연사로 예정됐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13일부터 중남미와 유럽의 총 7개국을 돌고 다시 파리로 왔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10월부터 파리에 '메종 드 부산(부산의 집)'이란 이름의 공간을 마련해 사실상 상주하면서 유치 교섭 활동을 해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파리 인터컨티넨탈르그랑 호텔에서 열린 'BIE 대표 초청 만찬' 행사에 참석해 파리 주재 외교단 및 BIE 대표단을 만나 부산엑스포 유치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환영사에서 K푸드, K팝, K무비 등 한국 문화(K컬처)에 대한 전 세계인들의 관심과 이해가 높아지고 있는 점을 언급한 뒤 "한국과 부산이 지닌 문화적 매력을 토대로 부산엑스포를 각국의 문화와 기술, 생각이 더 넓게 확산되고 시너지를 일으키는 장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어 BIE 회원국 대표단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면서 부산이 가진 '자유롭고, 열린, 혁신적인' 이미지를 부각해 부산에 대한 호감도 제고에 집중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박3일(23~25일)간 파리에 머물면서 각국 BIE 대표를 대상으로 각종 행사를 통해 부산의 강점을 홍보한 뒤 26일 귀국한다.
최태원 회장, 정의선 회장 등 일부 총수들은 28일 2030엑스포 개최지 투표 현장을 끝까지 지킬 계획이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 행사가 끝난 뒤에도 파리에 머물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여러 회원국 인사들을 각개격파로 만나 마지막 한 표 붙잡기에 집중한다.
한덕수 총리는 현장에서 만나는 인사 이외에도 매일 4~5개국의 정상급 인사들과 늦은 밤까지 통화하며 지지를 요청하고 있다.
한편, 2030 엑스포 개최지에 도전한 도시는 한국의 부산,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 3곳이다. 현재 정부가 보는 엑스포 판세는 '박빙 열세'인데 막판까지 총력을 다하면 역전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2034년 월드컵 개최를 사실상 확정해 부산엑스포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유치전이 역대 어느 엑스포보다 치열하다 보니 BIE 회원국 외교장관이 직접 투표하러 오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