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프랑스 파리에서 BIE 회원국 대사 찾아 광폭 행보
- 정의선, BIE 회원국 관계자 초청 행사 주관...박지성 등 지원
- 구광모, 아프리카 회원국 대상 홍보 나서...파리에서 래핑광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2030 엑스포' 개최지 투표를 앞두고 마지막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주요 그룹 회장들은 프랑스 파리 현지에 상주하거나 아프리카, 태평양 섬 국가 등 오지까지 돌면서 막판 표 확보에 나서고 있다. BIE(국제박람회기구)는 이달 28일 182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2030 엑스포' 개최지 투표를 실시한다.
재계 관계자는 "2030부산세계엑스포 유치위원회는 현재 BIE 사무국이 있는 프랑스 파리에 유치 지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그야말로 총력전 상태"라면서 "BIE 회원국 파리 주재 대사들에게 투표권이 있는 만큼 최태원 회장을 비롯 장성민 대통령실 특사 등이 상주하면서 승부수에 나선 모습"이라고 전했다.
12일 재계 등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지난 8일(현지시간) 쿡 제도에서 열린 태평양도서국포럼(PIF) 현장에서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과 함께 시티베니 라부카 피지 총리를 면담하고 파트너십에 나서는 등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 지원에 나섰다.
이재용 회장 소식은 쿡 제도 외무·이민국 X(구 트위터)와 피지 정부 페이스북, 현지 언론 등을 통해 공개됐다.
쿡 제도에서는 지난 6일 태평양에 위치한 도서국들이 참여한 지역 협의체인 PIF 정상회의가 열렸다.
이재용 회장은 쿡 제도를 찾아 삼성의 글로벌 사회적 책임(CSR) 프로그램인 '삼성 솔브포투모로우'를 소개하고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솔브포투모로우'는 과학, 공학, 기술, 수학을 활용하여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함께 고민하고, 창의적인 문제 해결능력을 배양하여 미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CSR 사업이다. 2010년 미국에서 시작된 이후 전 세계로 확대돼 2022년까지 누적 50여개 국가 약 240만명의 청소년과 교사가 참여했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쿡 제도 교육부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내년부터 '삼성 솔브포투모로우' 사업을 시작해 쿡 제도 청소년이 미래 인재로 자라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지난 1일(현지시간)에는 삼성 솔브포투모로우 중남미 10주년을 맞아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각국의 참가 학생, 교사, 교육 분야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행사를 거행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파리 샤를드골 국제공항 14개 광고판에 부산엑스포 유치를 홍보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 등의 주요 그룹 총수들도 맹활약 중이다.
부산엑스포 민간유치위원장인 최태원 회장은 11월 내내 프랑스 파리에 머물며 BIE 대사들을 만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파리에 5층 규모의 작은 건물을 빌려 '메종 드 부산(부산의 집)'으로 이름 붙이고 휴일도 없이 주요 관계자들을 만나고 있다.
SK그룹은 CEO 50여 명이 카리브해공동체, 유럽 등 담당 지역을 나눠 직접 각국을 방문하는 등 부산엑스포 유치전에 진심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선 회장은 11월 초 프랑스 파리 외곽에 있는 한 고성(古城)을 빌려 BIE 회원국 관계자들을 초청한 행사를 주관했다. 이 자리에는 축구선수 박지성, 영화배우 이병헌·다니엘 헤니도 참석했다. 현대차그룹은 파리 주요 지역의 270여 개 디지털 스크린을 통해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 영상을 상영 중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최근 아프리카 BIE 회원국을 방문해 엑스포 유치 활동을 벌였다. 아프리카는 전체 54개 국가 모두가 BIE 회원국이다. LG그룹은 최근 파리에 2030대에 달하는 버스에 부산엑스포 래핑광고를 진행하는 등 뉴욕·런던 등 전 세계 대도시에서 유치전이 활발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활용해 다국적 기업 리더 대상으로 유치 활동을 펼치고 있다. 롯데는 오는 27일까지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경기장에 '부산엑스포 유치' 기원 광고를 선보인다.
한편, 정부도 부산엑스포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1호 엑스포 세일즈맨'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23일과 24일 양일간 파리를 찾아 막판 유치전에 나선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달 파리에서 열린 부산엑스포 국제심포지엄 참석에 이어 12~15일 파리를 다시 찾아 BIE 회원국들을 만나고 있다.
박진 외교부 장관도 지난 2, 3일 파리에서 각국 BIE 대표들을 만나 부산엑스포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는데, 1주일 여 뒤인 10, 11일 파리를 재차 방문해 부산엑스포 유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특히 박형준 부산시장도 오는 13일부터 이달 말까지 파리를 비롯한 유럽의 BIE 회원국 대사들을 만나 마지막 총력전을 벌인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